野, 이재명 지키기 집중…법사위 통해 ‘尹탄핵·김건희 구속’ 총공세

野, 이재명 지키기 집중…법사위 통해 ‘尹탄핵·김건희 구속’ 총공세

이화영 1심 유죄 판결로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
해법으로 ‘대통령 탄핵 또는 임기 단축’ 압박 택한 듯
‘식물 정당’ 전락한 가운데 한동훈 등판에 회의적 비판도
與 관계자 “韓, 용산과 관계 이미 틀어져”
여권 핵심 관계자 “대통령 탄핵 막기 위해선 전투력 있는 인물들 내각 꾸려야”
“이번 내각 구성이 향후 尹대통령 국정 운영에 변곡점 될 듯” 

기사승인 2024-06-13 10:00:01
윤석열 대통령. 쿠키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관례를 깨고 국회의장·법사위원장을 독점한 배경에는 ‘이재명 방탄’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법사위를 장악해 김건희 구속·윤석열 탄핵론은 띄우고,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축소하려 한다는 것이다.

거대 의석을 앞세운 야당 앞에서 정부여당은 속수무책인 상태다. 제대로 맞설 수 있는 혁신 개각 인선이 필요하다는 냉혹한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불참 속에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이 각기 다른 정당으로 했던 오랜 국회 관례를 깨고 두 요직을 독점한 것이다.

특히 원구성 협상 막바지였던 지난 10일 저녁 국민의힘이 운영위·과방위를 양보하고 ‘법사위’만을 달라는 최종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 단칼에 거부한 것은 법사위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결사적으로 법사위 사수 의지를 보인 것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겠단 심산으로 풀이된다. 또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김건희 구속, 윤석열 탄핵 등을 전개하려는 의도라고 여겨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최근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연관된 이화영 대북송금 1심 유죄 판결이 나오자 민주당이 사법제도 개편론을 꺼내들었다는 점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에 매몰됐다는 또 다른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판사 출신으로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를 맡은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8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고인의 석연치 않은 진술 번복의 배경이 검찰 회유와 압박에서 비롯됐다는 폭로가 있었다.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내세워 주가 조작을 한 정황이 담긴 국정원 보고서도 나왔다”라며 “피고인에 대한 회유와 협박, 술파티 등 증거능력에 심대한 영향이 있고 재판의 중요한 전제가 되는 주장도 있었지만 재판부는 직권조사 한 번 하지 않았다”고 재판부를 불신한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결과도 오판이었지만 절차도 엉망이었다”며 “판사 개인의 편향된 가치관과 선입견, 독선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법제도 개혁의 필요성도 반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사법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재판 결과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피력할 수 있지만, 야당 법사위 간사라는 위치에서 해당 발언은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친명 강경파인 정청래 최고위원을 법사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법사위를 통해 사법 전반을 쥐락펴락하겠단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된다. 법사위는 사실상의 상원 상임위라고 불릴 만큼 입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사법 전반을 관장하는 만큼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판, 김건희 명품백 수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4·10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진행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다수 의석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야당의 독주에 일정 부분 견제가 가능해야 하는데 여소 야대 국면에서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비상대책위가 꾸려져 있지만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새 대표를 뽑는다고 해도 특별히 달리질 게 없다. 현재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조가 우세한데 한 전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의 갈등이 확연한 가운데 충분할 역할 수행이 가능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전폭적인 개각이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175석이라는 다수 의석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전투력이 강하고 전략을 가진 인물을 행정 각부에 배치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으면서도 능동적 대처가 가능한 인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윤석열 정부의 대대적인 개각을 앞둔 가운데 벌써 장관 하마평이 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이야말로 유능한 인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외적으로는 이재명 방탄에 여념이 없는 거대 야당 민주당을 상대해야 하고, 또 ‘대통령의 임기단축’이라는 단어를 굳이 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가 유력한 상황에 믿을 만한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해 지금의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경계해야 하는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친윤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탈당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김건희 특검법을 주장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이 대표적으로 경계할 대상”이라며 “이들의 공통점은 영남에 연고를 둔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영남 자민련을 탈피해 중도확장성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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