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친소 관계가 공적 결정에 영향 줘선 안돼”…한동훈, 사실상 '반윤 선언'

“사적인 친소 관계가 공적 결정에 영향 줘선 안돼”…한동훈, 사실상 '반윤 선언'

전당대회 출마 선언서 尹과 배치되는 발언하기도 해

기사승인 2024-06-24 07:21:0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강한 발언을 쏟아내 사실상 반윤을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한동훈 전 위원장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저는 공적 관계에 사적인 친소 관계가 관심 대상이 되고, 그 여부가 공적 결정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면서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는 특검법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하면 그 때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고 제2부속실 설치를 요구하겠다”고 말하며 “진짜 해야 한다. 안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문은 한 전 위원장이 직접 큰 틀을 잡고, 세부 발언 등은 캠프 관계자들과 출마 전날까지 상의를 거친 결과였다고 한다.

당초 여권에선 “반윤 후보로 비치지 않게 적당한 메시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예상을 넘는 강경 발언에 경선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예상보다 수위가 좀 더 올라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친한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더는 윤심 아니라 민심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당정 관계를 재정립하지 않고선 지난 총선의 패인을 그대로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도 망하고, 대선도 망할 순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친윤계는 비판을 쏟아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본질과 속마음이 드러났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웠다가 척을 진) 유승민 전 의원보다 더 나쁘다”고 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도 “당정의 수평적 관계 재정립이 마치 목표처럼 돼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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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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