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찾아가겠다"···장학사 죽음으로 몰고간 민원 내용은?

"교육감 찾아가겠다"···장학사 죽음으로 몰고간 민원 내용은?

지속적인 민원제기·항의방문 정황 드러나

기사승인 2024-07-03 14:19:49
장학사 사건 관련 1인 시위.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교원조합

최근 부산시교육청 소속 장학사가 반복적인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망 전 장학사와 학부모 간 전화 통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부산시교육청 장학사 A씨(48·여)는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런 가운데 장학사 A씨는 교장공모제 미지정 재검토를 요구하는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지역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실제로 국민신문고, 부산시교육청 게시판, 내부 개인망, 사무실 내선전화, 항의 방문 등의 방식으로 민원을 받았으며, 다른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제 교장선발과 관련해 받은 민원제목과 민원요지 이미지

3일 쿠키뉴스가 입수한 장학사 A씨와 학부모 간의 통화 녹취록에도 '교장공모제 미지정 재검토'와 관련해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녹취록은 A씨가 숨지기 9일 전인 지난달 18일 시교육청 내선전화로 나눈 12분 58초 가량의 대화가 담겨있다.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저희들이 보낸 민원 처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 "이게(민원) 계속 반복이 돼서 저희들은 화가 나고 장학사님과 소통이 잘 안되는 것 같다" 등 하나의 사안을 두고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제가 찾아가서 말씀드렸을 때와는 답변이 다르다" 며 항의방문도 이뤄진 것으로 보였다.

민원인이 교육청을 방문하고 나가는 모습 CCTV화면 캡처

특히 규정 상 교장공모제 심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장학사의 답변에도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묻거나 교육감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식의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악성 민원'이 A씨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A씨가 최근 교장 공모제 미지정 재검토 요구 관련 민원에 관해 고충을 토로했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교원조합이 낸 성명서

시교육청은 감사관을 중심으로 관련 민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조사가 끝나는대로 재발방지 대책 발표와 함께 해당 악성민원인들을 형사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부산=박채오 기자 chego@kukinews.com
박채오 기자
chego@kukinews.com
박채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