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카데미 단 한 번도 체벌 없었다” 학부모들 호소…시민단체 “2차 가해 될 수 있어”

“손아카데미 단 한 번도 체벌 없었다” 학부모들 호소…시민단체 “2차 가해 될 수 있어”

기사승인 2024-07-05 07:04:49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혐의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들이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체벌도 없었다”며 입장문을 내고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는 이런 학부모들의 집단행동이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5일 손축구아카데미 선수와 학부모 일동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수년간을 아카데미에서 보냈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체벌이라는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동행한 일부 학부모들도, 아이들도 체벌이 있었다는 그날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무언가 분위기를 바꿀 터닝포인트는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날의 일에 대해 누구도 별다르다거나 특이하다고 느끼지 못했고 아이들조차 무슨 별일이 일어난 것인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학부모들이 손 감독을 떠받들고 있다거나 체벌이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직접 일을 겪은 당사자들은 정작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을 바깥사람들이 각자의 잣대만을 들이밀어 아카데미 안에서 마치 큰 범죄가 일어난 것처럼 아카데미 구성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오히려 저희를 괴롭히고 있다. 이를 멈춰줄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여태 운동장에 한 번 와보지도 않은 시민단체라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보지도 않았을 감독님을 폭력적이라며 비판하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스포츠윤리센터는 아카데미를 들쑤시겠다며 예고하고 있다"며 "정작 이곳 아이들은 행복하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권이고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연 토론회에서는 학부모들의 집단행동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장을 역임한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분명히 어떤 (폭력) 행위가 있었음에도 팀을 유지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나서서 가해 행위를 두둔하는 행동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도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축구를 계속해야하는 상황에서 훈련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시는 것 같은데 이 또한 일종의 가해행위”라며 “이런 상황이 되지 않도록 관리·지도하고, 훈련 등 일상을 유지할 책임도 아카데미 쪽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춘천지검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손 감독과 손흥윤 수석코치, A 코치 등 3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이후 첫 소환조사다.

손 감독 등은 아동 B군을 신체적 또는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B군 측은 지난 3월 19일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손 수석코치가 B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며 손 감독 등을 고소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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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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