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상황에서 암환자 진료 최전선에 있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 의사들이 진료 재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사태의 장기화로 진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랐고, 단기간 내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 예상한다”며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기존 암환자에 대한 안전한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 환자 진료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체 전문의 146명 가운데 설문조사에 참여한 112명 중 97명이 신규 환자 진료 축소에 동의했다. 비대위는 “국립암센터는 27%의 전공의와 함께 중증 암환자를 진료해온 수련병원으로, 지난 2월 이후 전공의 공백에도 암환자들의 진료를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 주 70시간 이상 근무하고 월 6회 이상 당직을 해왔다”면서 “심리적·체력적 번아웃으로 전문의들의 사직이 발생하고 있어 더 이상 암 환자에 대한 질 높은 진료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진료 축소 범위를 과별 진료 역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적정 진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종료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국가 암환자 진료 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국립암센터는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조속히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구체적이고 신속한 결단과 지원 대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