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외면하는 젊은 세대…“건강증진 지원 필요” [쿠키인터뷰]

노화 외면하는 젊은 세대…“건강증진 지원 필요” [쿠키인터뷰]

데이비드 싱클레어 국제롱제비티센터 소장
삶의 질, 중요한 사회적 요소로 대두
“질병 막는 백신, 비용효과적 공중보건 수단”

기사승인 2024-07-11 14:00:08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국제롱제비티센터(ILC UK) 소장. 

“100세 시대, 당신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준비가 돼 있나요?”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국제롱제비티센터(ILC UK) 소장은 지난 3일 쿠키뉴스와 대면한 자리에서 이 같이 물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이라고 했다.

2025년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2035년에는 인구 절반이 50세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데이비드 소장은 현행 정년 퇴임 기준이 무색해질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고령자가 꾸준히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더 오래 사는 것’(living longer)에서 벗어나 ‘잘 늙어가는 것’(ageing well)이 중요한 사회적 요소가 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길어진 수명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소장은 “수명이 늘어나면서 더 오랜 기간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신체적, 정신적, 문화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은 개인과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화는 고령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노화 과정이 시작된다고 봐야한다”며 “젊은 세대는 노화를 두려워하면서 자신과는 먼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건강이 훗날 장애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젊었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데이비드 소장은 평소에 실천하는 ‘건강 행위’를 강조했다.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데이비드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부족한 신체활동이다”라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일이나 가족을 돌보느라 신체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유년 시절부터 스스로 건강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성인 예방 접종도 적극 권장했다. 과거에 소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아이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추진했다면, 이제는 65세 이상 인구의 건강 기대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성인 예방 접종을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소장은 “접종을 통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백일해, 대상포진, 폐렴 등 수많은 질병을 줄일 수 있다”며 “이는 가장 비용효과적인 공중보건 수단이다”라고 전했다. 또 “건강 기대 수명을 늘릴 뿐 아니라 초기 투자비용 대비 최대 19배의 사회적 편익을 돌려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백신이야말로 가장 쉽게 건강한 노화를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 백신 접종과 건강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질병 예방과 건강한 노화를 통해 얻는 사회적·경제적 이점이 뚜렷한 만큼 백신 접종과 신체활동 등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면서 “정책 입안자나 의료진들이 직접 백신을 접종 받는 등 모범을 보이고, 건강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교육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소장은 “기대 수명의 연장은 또 다른 삶의 기회로 봐야 한다”며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 할 시기다. 60~80대도 늦은 게 아니다.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 힘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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