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대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전년 대비 60% 감소하며 연간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부는 올해 목표로 누적 해외 수주액 1조원, 연간 수주 400억 달러를 세웠다.
16일 해외건설협회의 ‘2024년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234개 사가 79개국에서 296건, 155억8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72억9000만 달러를 대비 약 10% 줄어든 수치다.
상반기 수주액은 주로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우디 파딜리 가스 프로젝트 PKG 1·4(60억8000만 달러) 및 PKG 2(12억 2000만 달러),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억5000만 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아즈반 태양광 발전(1억9000만 달러) 등을 계약하면서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6% 증가했다.
중동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는 수주액이 감소했다. 북미·태평양 수주액의 경우 국내 제조사의 신규 발주가 줄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다. 실제 수주액 22억 7000만 달러 중 국내 제조사 발주 공사가 21억 8000만 달러(신규 11억7000만 달러, 기존공사 증액 10억1000만 달러) 수준이다.
특히 아시아의 경우 토목 및 산업설비 공사 수주 감소 등 영향으로 2년 연속 수주액이 줄어 2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2020년 67억2000만 달러에서 2021년 64억 7000만 달러, 2022년 67억3000만 달러, 2023년 40억4000만 달러 등 지난해부터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정부가 목표한 연내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 1조 달러, 올해 목표 400억 달러 달성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은 9638억3000만 달러로 누적 수주액 1조 달러까지 361만7000만 달러를 남겨두고 있다. 누적수주 1조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에만 205억9000억 달러 규모의 수주가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해외건설 수주가 연간 300억 달러 수준이란 것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하반기 중동 지역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9조원에 달하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체코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코 원자력발전소의 입찰 규모는 약 30조원에 달한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해외 건설 기업의 해외 사업 수행 역량 여력과 입찰이 진행 중인 대형 사업 수주 결과에 따라 목표액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는 상반기 건설사 약진에 대해 업계의 물량 조절로 인한 것이며 수주 실적 감소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김화랑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 3대 기업을 보면 지난해 수주액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기업의 수주가 활발한 상황”이라며 “최근 3년간 상위 10대 건설사의 누적 수주액이 높았는데 본격 공사 착공으로 인해 각 기업마다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