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저항의 가수’ 김민기가 지난 22일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아침이슬’, ‘상록수’ 등 고인의 저항가요는 민주정신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인을 향한 추모 물결 속에 그가 생전에 울릉도에 남긴 노래비가 재조명되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에 따르면 2020년 8월 8일 ‘섬의 날’을 맞아 경북도와 울릉군이 울릉 안용복기념관에 고인의 ‘내 나라 내 겨례’ 노래비를 세웠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릉도에 민족 정서와 자부심을 담고 있는 노래비를 세워 동해의 가치와 희망을 후대에 전하고자 한 것.
내 나라 내 겨례는 ‘보라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앞길에서 훤히 비치나…’란 가사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노래다.
당시 고인은 독도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노래비를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노래비 제막식 당일 기상 악화로 고인은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당시 경북도 환동해본부장)이 고인이 반평생을 바쳐 일궈낸 예술인들의 못자리 ‘학전’을 찾아가 감사패를 전달하며 공로를 기렸다.
고인은 당시 “저의 음악이 아름다운 울릉도와 독도를 위해 쓰일 수 있어 영광”이라며 “우리의 섬과 바다를 지키고 가꾸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김남일 사장은 “고인이 남긴 음악과 메시지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울림을 주길 바란다”며 명복을 빌었다.
한편 고인은 19970년 아침이슬로 데뷔해 상록수 등을 발표했다. 이어 1984년에는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 음반을 냈다.
1991년부터는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 300여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