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로 상반기부터 이어진 건설업계 위기설이 하반기에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들어 수도권은 집값 상승, 거래량 증가 등 회복기를 보이고 있으나 지방은 침체가 이어지며 문을 닫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7월 누적 기준 부도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2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기 기준(1~7월) 지난 2019년(36곳)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각 면허별 부도 업체는 △종합 7곳 △전문 14곳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곳 △경기 2곳 △부산 5곳 △대구 1곳 △광주 2곳 △울산 1곳 △강원 1곳 △전북 1곳 △전남 2곳 △경북 2곳 △경남 2곳 △제주 1곳 등이다.
부도 업체는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 소재 부도 건설업체는 18곳으로 전체의 85.7%를 차지했다. 수도권(3곳)과 9배 차이를 보였다.
문을 닫는 업체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240건으로 전년 동기(173건)보다 3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도 1021건에서 1088건으로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분양 경기가 살아나며 청약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지방은 미분양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2024년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908가구(2.6%) 늘어난 7만4037가구다. 이는 지난 3월(6만4964가구) 대비 3개월 만에 9000가구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집을 다 지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상황이다. 같은 기간 악성 미분양은 1만4856가구로 집계돼 전달(1626가구) 보다 12.3% 증가했고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미분양 물량 80%가 지방에 위치했다. 지방 소재 악성 미분양 규모는 전체의 80.5%인 1만1965가구로 조사됐다.
전문가는 지방 회복세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건설 업계 전문가는 “지방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