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대표교섭권 및 파업권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열 정비'를 통해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20일 전삼노는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늘 2노조인 구미네트워크노동조합과 만나 파업 관련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안정적 투쟁을 위해 (2노조에서) 전략적 교섭을 요구하기로 협의했다”고 알렸다.
전삼노는 "현재 파업권을 가지고 있지만, 만약 교섭 요구가 들어오면 파업권이 없어진다"며 "(이런 상황 발생 시) 파업 중에 현장 복귀를 바로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법파업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해 1년이 되는 이달 초까지만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보장받았다. 따라서 지금은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개별 교섭을 하거나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의 파업권도 잃을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교섭을 요구한 노조가 없어 전삼노가 여전히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최근 사무직노동조합(1노조)와 통합해 최대이자 1노조가 된 전삼노를 비롯해 구미네트워크(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5노조) 등 4개 노조가 있다.
전삼노는 "타 노조에서는 교섭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있었으나, 3노조(동행노조)의 경우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으며, 신규 노조 설립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달 "대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전삼노의 파업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동행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삼노는 "집행부는 이런 불안정한 상태에서 파업을 이어가기보다 해당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다시 파업권을 획득해 장기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