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숙원인 ‘간호법’이 다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2일 제1법안심사소원회를 열고 여야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사법’과 ‘간호법 제정안’ 4건을 병합 심사했지만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학력 기준 완화 등의 부분에서 완전히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계속 심사’를 결정했다. 지난달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로 간호법이 이달 내 통과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끝내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첨예한 대립을 이룬 것은 진료지원 업무 관련이었다. 여야 법안 모두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시하고 처우 개선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4건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안은 의사의 지도·위임 하에 간호사가 환자에 대한 검사와 진단,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내용이 핵심이다. 또한 특성화고교·학원 뿐 아니라 전문대 출신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기존 대비 학력 제한을 완화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복지위 간사인 강선우 의원 법안은 진료지원(PA)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의료 행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야당은 간호조무사 학력 조건 완화도 새롭게 양성된 전문대 출신 간호조무사와 기존 특성화고 등에서 배출된 간호조무사 간 차별 가능성이 있다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안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인정자로 간호조무사 교습 과정 등을 이수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법률 제명 역시 쟁점이다. 민주당은 기존과 같은 ‘간호법’ 제명을 사용하고 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안도 간호법 제명을 사용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간호사법’ 제명을 쓴다. 정부도 국민의힘 제명에 힘을 싣고 있다. 의료와 간호를 이원화해 간호사 직역에 관한 법률로써 제명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여야는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상임위 심사를 지속하며 이견을 최대한 좁힌다는 계획이지만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의료계의 반발도 여전히 변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여당이 간호법 입법을 중단하지 않으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