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문턱 못 넘은 ‘트로델비’…속 타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

급여 문턱 못 넘은 ‘트로델비’…속 타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

기사승인 2024-09-03 09:35:53
쿠키뉴스 자료사진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고비테칸)가 급여 문턱 앞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제9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트로델비는 재심의 판정을 받았다.

트로델비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급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이 설정됐는데 높은 약가 등으로 인해 이번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로델비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로,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삼중음성유방암의 2차 치료에 사용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절반 이상의 환자가 진단 후 3~5년 안에 재발을 경험하며, 뇌나 폐로 원격 전이되는 비율이 약 7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으로 1차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다.  

앞서 환자단체는 2차례에 걸쳐 트로델비의 급여 등재를 위한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1월 한 청원인이 트로델비 보험급여 등재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국민 5만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논의가 무산됐다. 지난 4월 이뤄진 국민동의청원에서도 동의자 수는 5만명을 돌파했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단체인 우리두리구슬하나의 이두리 대표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대와 달리 트로델비의 급여 등재가 난항을 겪고 있어 많은 환자들이 애를 끓이고 있다”며 “치료가 시급한 환자를 먼저 생각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우회는 환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라며 “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리어드사이언스 관계자는 “삼중음성유방암은 그간 신약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분야다”라면서 “많은 환자분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 향상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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