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응급실 파행 운영 문제에 대해 “어려움이 있지만 진료 유지는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유예안을 거론한 데 대해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에 대해 “응급실 운영의 어려움은 있지만 유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상진료체계는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일선 의료진이 ‘응급실에 1시간만 계셔 보셔라’라고 반박한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현실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비상진료체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유로는 우려했던 노조 집단행동이 이뤄지지 않았고, 급증하던 코로나19 환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점을 들었다. 조 장관은 “병상이 축소되고 전문의가 이탈하고 있지만 정부는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응급실만의 문제뿐 아니라 배후진료 문제도 있는데, 이 문제는 의료계의 집단행동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의료개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응급실 관련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인상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현장의 지적을 두고는 “맞는 말씀”이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 부족으로, 정부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 파견, 일반의 채용 시 인건비 지원 등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입학 정원 증원이 의료개혁에 있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부터 비상진료 대응 브리핑을 매일 열어 응급실 관련 사안을 안내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추석 때 응급실 내방 환자가 많은데 중증 환자에게 응급실을 양보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연휴 때 4000개의 병의원 문을 열게 할 예정이니 동네 병의원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제안에 대해선 ‘수용 불가’라고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2026학년도는) 의료계가 생각하는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충분히 논의 가능하다. 2000명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라며 “2026학년도 증원을 유예하면 의사 인력 수급 균형이 늦어진다. 이럴 경우 지역·필수의료 확충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정부는 올해까지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 기구’를 만들 방침이다.
조 장관은 자신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료계와 정치권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선 “더 열심히 힘을 내라는 말씀으로 듣겠다”며 “의료개혁은 반드시 해내야 하는 개혁 과제로, 이 자리에 있는 한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