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바닥농포증 환자들은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 치료를 원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합회 강당에서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손발바닥농포증 환자 71명이 참여했다.
손발바닥농포증은 면역세포가 손바닥이나 발바닥 피부를 집중 공략해 2~4㎜ 크기의 물방울 모양의 농포와 붉은색 반점이 생기는 질환이다. 피부가 갈라지고 가려움증과 함께 쑤시거나 찌르는 통증이 동반되며 각질이 쌓여 피부가 비늘처럼 벗겨지는 인설이 나타나기도 한다. 상태가 심각하면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7.2%(69명)가 현재 손발바닥농포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치료를 진행 중인 69명 가운데 85.5%는 국소요법, 46.4% 면역조절제, 26.1% 광선 및 자외선 치료, 15.9%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았다.
각 치료법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방법에 따른 효과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생물학적제제가 평균 4.6점으로 가장 높은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생물학적제제는 높은 만족도에 비해 접근성은 낮았다.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 18명 중 9명(50%)은 “비용이 부담이 돼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생물학적제제를 쓴 적이 없는 53명 환자 가운데 27명(51%)은 의사로부터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비용 부담으로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발바닥농포증은 국내에서 1만여명의 환자가 겪고 있는 희귀난치성질환이지만 진단, 치료 등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지 못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환자는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지 못 하고 있다. 8주 간격으로 한 번 투여할 때마다 80만원이 든다”며 부작용이 덜하고 효과가 좋은 약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손발바닥농포증이 희귀질환으로 지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아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희귀질환 지정 기준을 적정한 방향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손발바닥농포증의 국가 희귀질환 지정과 더불어 치료 효과가 높은 약제의 급여 확대를 통해 환자들의 일상을 되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