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현역 의원들의 무더기 기소가 임박했다. 선거법 공소시효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20명 이상의 현역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권은 사법부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10 총선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이달 10일까지다. 경찰은 지난 달 30일까지 총 2,187건, 4,052명을 수사해 1,259명을 송치했다. 경찰은 현재 남은 9건, 26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검찰청의 ‘총선 선거사범 입건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기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선거사범은 2348명이다. 검찰은 이 중 252명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기소한 22대 현역 의원은 김문수·양문석·정동영·정준호(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에서 김형동·박덕흠·서일준·신성범·조지연 의원 등이, 민주당에서는 김현정·박균택·박용갑·송옥주·신영대·신정훈·안도걸·오세희·이병진·이상식·이언주·이정헌 의원이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국혁신당 조국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도 검찰의 판단에 따라 기소 여부가 달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달 초 20명 이상의 현역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1154명의 선거사범(현역 의원 27명 포함)이 기소됐는데 22대 총선의 경우 이보다 규모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정치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역 의원들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또 향후 5~10년 동안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특히 수사선상에 오른 현역 중 다수가 야당 의원이라 야권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여야의 의석수 재편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선거법 공소시효 전 숨죽이고 있던 현역 의원들이 오는 10일 이후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정치권에 새로운 움직임이 생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4일 JTBC 유튜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10월까진 몸조심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후엔 선거법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다음 지방선거나 대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컨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가결 의석인) 200석에서 현재 8석 모자라는데, 10월 이후 8명 이상의 이탈표가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