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가 5년 동안 3.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CRE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 건수는 663건으로 2019년(203건)보다 3.3배 증가했다.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 질환이다. 치료 약제가 제한적이고 사망률이 26∼75%로 높아 세계적으로 공중보건 위협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CRE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 건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03건, 2020년 226건, 2021년 277건, 2022년 539건, 2023년 663건이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가장 많은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 상급종합병원이 389건이고 종합병원 210건, 요양병원 50건, 병원 14건 등이 뒤를 이었다.
CRE 감염증 신고는 2019년 1만5369건, 2020년 1만8113건, 2021년 2만3311건, 2022년 3만548건, 2023년 3만840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처방하는 항생제는 과거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부분의 국가보다 많아 CRE 감염증 같은 다제내성균 감염증이 문제가 되고 있다.
다제내성균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몇 안 되는 세균을 말한다.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다제내성균 감염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천명당 16.0DDD(Defined Daily Dose·의약품 규정 1일 사용량)로, OECD 38개국 평균(13.1DDD)보다 2.9DDD 많았다.
김남희 의원은 “의료기관의 다제내성균 감염과 이로 인한 사망은 다인실 위주의 입원 환경과 환자를 돌보는 간호 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현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이는 등 병실 구조 개편과 간호 인력 확대를 위한 과감한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