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일조”…‘우아한형제들’의 끝없는 복지 고민 [기업·가족 양립사회④]

“저출산 극복 일조”…‘우아한형제들’의 끝없는 복지 고민 [기업·가족 양립사회④]

직장 어린이집·특별 휴가·유연 근무제 실시 등 다양한 복지 확대
난임 휴가·난임 치료비도 지원…“현실적 상황 고려해 개선 노력”
“‘일하기 좋은 회사’ 조성 위한 휴가와 복지 제도 끊임없이 고민”

기사승인 2024-10-14 06:00:07
편집자주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업의 성장률도 함께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원인도, 그 피해의 주인도 기업입니다. 한국사회의 일과 가정 양립이 불가능한 구조적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우아한2어린이집 1층 내부 모습.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이 자녀로 인한 즐거움과 행복감을 많이 느꼈으면 해요. 아이들도 우리 엄마, 아빠가 우아한형제들에 다니고 있다는 자긍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출생, 고령화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로 대두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복지 제도로 저출산 극복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출산과 양육을 보장하는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하며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직장 어린이집을 비롯해 난임 치료비 지원, 유연 근무제 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인사조직실 복리후생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재원 팀장(여·37)은 “조직 구성원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휴가와 복지에 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복지 제도를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30일 신재원 우아한형제들 인사조직실 복리후생팀장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임신부터 결혼 후 출산, 육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원한다. 임신한 직원들은 유동적으로 임신 기간 내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예비 엄마·아빠 모두에게 정기검진휴가를 부여한다. 

출산 후에는 산후조리원비를 지원한다. 산후조리원비의 경우 출산 시 자녀 1명당 300만원씩 제공한다. 엄마와 아빠 모두 해당되는 게 특징이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지원하고, 자녀가 돌이 되면 경조금도 지급한다. 

자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특별 휴가제도도 있다. 초등학교·미취학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어린이날 전후로 ‘우아한어린이날’이라는 휴가를 하루 부여한다. 사람들이 붐비는 어린이날을 피해 덜 붐비는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입학식, 졸업식, 운동회, 학예회 등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 참석이 가능한 ‘우아한학부모특별휴가’도 제공한다. 연간 주어지는 연차와 별도로 쓸 수 있는 휴가다. 만 8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직원은 재직 기간 중 1회 한 달 동안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 육아휴직’이 주어진다. 특별 육아휴직은 직원 만족도가 높은 제도 중 하나다.

신 팀장은 “특별 육아휴직은 9살 이하의 자녀가 있는 구성원들이 아이가 유아기 때 혹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자녀와 추억을 쌓는 시간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며 “남성 직원들도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참 유용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우아한2어린이집 2층 내부 모습.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고 있는 직장어린이집도 구성원들 사이 인기가 높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 인근에 ‘우아한2어린이집’을 개원했다. 2020년에 개원한 기존 어린이 집에 이어 3년 만에 연 두번째 직장 어린이집이다. 현재 56명의 직원들이 우아한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우아한2어린이집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에 연면적 822.61㎡ 규모로 지어졌다. 주변 빌라 주택과 조화를 유지하면서 바로 옆 어린이공원과 연계된 설계로 탁 트인 개방감을 부여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어린이집은 임직원들의 보육 부담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원 대비 넉넉한 공간 구성과 보육교사 인원 책정으로 보육환경과 안전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매년 진행되는 자체 만족도 평가에서 모든 항목에서 4점대 후반(5점 만점)을 기록했고, 특히 보육환경과 안전·영양·건강 항목에서 각각 4.73, 4.70을 기록하는 등 가장 높은 만족도(2022년 기준)를 보였다. 또 직원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명한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어린이집을 이용해본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재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셀러플랫폼팀의 이호진 씨(남·40대). 이씨는 저출산 복지 사업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수혜자로 꼽힌다.

그의 아이들은 현재 우아한2어린이집에 5년째 다니고 있다. 이씨는 “요즘 어린이집에서 폭력이나 폭언 등의 문제가 종종 있는데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 안심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커리큘럼도 체계적으로 잘 짜여 있어 아이들도 재밌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에 상주해 계시는 영어 선생님과 쿠킹클래스를 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눌 수 있어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재택근무도 실제 많은 도움이 됐다. 아이들이 아플 때 병원에 다녀와 바로 근무에 복귀하기도 수월했다.

우아한형제들 셀러상품플랫폼팀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이호진 씨. 본인 제공

이밖에 우아한형제들은 난임휴가와 난임치료비 지원도 하고 있다. 이씨는 “시험관으로 쌍둥이를 낳았는데 회사 차원의 지원이 확대된다면 결혼한 부부 중 임신을 원하는 부부들에게 기회를 더 줄 수 있어 유용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우아한형제들은 난임 제도의 확대·개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다. 신 팀장은 “아이를 원하지만 의학적으로 힘든 점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회사 입장에서 힘이 될 수 있도록 난임 휴가나 제도들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우선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찾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2018 가족친화인증 및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가족친화 우수기업은 저출산·고령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따라 근로자가 가정과 직장 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만든 제도다. 모범적인 조직 문화를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 심사를 거친 후 선발된 기업을 포상한다.

우아한형제들은 구성원들이 가족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다양한 복지 제도를 통해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일하기 좋은 회사와 일터를 만들어가기 위해 가족 뿐 아니라 소통 문화, 업무 방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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