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롯데그룹…고강도 비용 절감 ‘고삐’

칼바람 부는 롯데그룹…고강도 비용 절감 ‘고삐’

세븐일레븐 창립 36년 만에 첫 희망퇴직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올해 들어 3번째
“조직 체질개선 일환…인력 구조 효율화”

기사승인 2024-10-15 17:25:41
세븐일레븐 조감도. 세븐일레븐

롯데그룹에 부는 희망퇴직 칼바람이 거세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로 시작된 희망퇴직이 면세점에 이어 편의점까지 번졌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희망퇴직을 받는다.

이는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이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다. 대상자에게는 퇴직금 외에도 18개월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한다. 신청기한은 다음달 4일까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2년 48억원, 지난해 551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441억원의 적자를 냈다. 실적 부진에 따른 비용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이 이뤄진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미니스톱 인수 이후 수익성이 낮은 기존 점포를 정리하는 등 고강도 비용 감축 작업을 진행해왔다. 2022년 1만4265개였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3130개까지 줄었다. 본업인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고자 현금인출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도 추진 중이다.

세븐일레븐을 포함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희망퇴직은 올해만 3번째다. 앞서 롯데쇼핑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두 업체 모두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온은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이래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 뿐만이 아니다. 희망퇴직 분위기는 업계 전반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후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도 지난 7월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HDC신라면세점도 지난 8월 한 달 동안 희망퇴직을 가동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2021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 속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으로 조직 운영을 슬림화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업황 탓에 희망퇴직, 구조조정 등의 인력 효율화 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