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의 지난 2년간 적자 확대에 따른 재무 건전성 문제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는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 등 유통사업의 적자 구조를 지적하는 질의가 쏟아졌다.
이날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농협 유통부문 자회사의 적자를 언급하며 “2021년도 당시 불안정한 유통 회사들의 통합이라는 잘못된 결합 이후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책임과 권한의 분리, 즉 중앙회의 구매권과 자회사의 판매권 통합이 이뤄지지 못하는 등 중요한 내용들이 미완성 개혁구조로 남아 있다는 것이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이후 자회사의 여러 현안 구조를 점검하고 특히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에 심각한 적자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자구책과 경영 개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유통이건, 하나로유통이 됐건 본연의 업무를 못할 경우 과감히 수술대에 올려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유통 부분에서는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해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적극 판매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호 농협유통 노조위원장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농협유통 통합 구조의 심각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하나로마트가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에서 밀리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질의했고, 이 위원장은 “가장 큰 이유는 구매와 판매가 나눠져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농협경제지주는 2021년 11월 유통 분야 5개 자회사 중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4개사(농협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농협충북유통)를 농협유통으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4개사가 갖고 있던 구매권을 농협경제지주로 넘기면서 농협유통은 농협경제지주가 구매하는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 위원장은 “하나로마트는 일반 유통업체와 유통 구조가 다르다. 결국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경쟁력 없는 하나로마트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농민들의 농산물 판로는 줄어들고, 농민들은 일반 유통업체 또는 중간상들에게 협상 주도권을 뺏길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계속 비싼 중간 유통 비용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협경제지주의 강제 부분통합으로 적자로 전환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3년 전 농협경제지주에서 일방적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면서 부분통합이 이뤄졌다. 이후 지난 2년간 대규모 적자를 겪으며 올해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분통합 과정에서 이미 예정된 적자였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통합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자본잠식에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은 회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정년을 줄이는 명예퇴직제와 3년간 임금의 50%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6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유통의 매출은 2019년 1조6488억900만원에서 작년 1조3580억8800만원으로 18% 감소했다. 농협유통은 2022년 적자 전환하며 183억26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농협하나로유통 매출은 2019년 3조1195억원에서 지난해 1조2915억원으로 59%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8억원에서 309억원으로 커졌다. 재정난이 악화되면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나로마트 매장은 7곳이 폐점했다.
정 의원은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매출이 줄고 적자 폭이 커지면서 농협중앙회 전체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는 조합원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