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본격화…일반병실↓ 중환자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본격화…일반병실↓ 중환자실↑

8개 상종병원, 일반병상 763개 감축
회송 수가 상향 지원
‘전문의+PA 간호사 팀’ 업무시스템 도입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

기사승인 2024-10-24 17:03:31
8월13일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의료개혁 추진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응급·희귀질환 위주로 진료를 집중하도록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건데, 경증환자를 위한 일반병상은 줄이고 중증·응급환자 진료 인프라는 확충하는 게 골자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은 24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열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안암·안산·구로병원 △중앙대병원 △경희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8개 병원을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 참여 병원으로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병원은 중환자실, 특수병상, 소아·고위험분만·응급 등 유지·강화가 필요한 병상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병상을 줄이고,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필요한 인프라는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은 2111병상에서 1821병상으로 일반병상 290병상을 줄여 8개 병원 중 병상을 가장 많이 줄인다. 이밖에 △전북대병원 1010→960병상 △고대구로병원 921→825병상 △고대안암병원 895→809병상 △경북대병원 758→724병상 △경희대병원 758→684병상 △고대안산병원 712→645병상 △중앙대병원은 645→579병상으로 감축해 총 763개의 일반병상이 줄어들 예정이다.

기존에 일반병상에 투입해온 인력은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 인력으로 전환한다. 일반병상을 뺀 자리엔 신경계 중환자실, 응급 전용 중환자실, 외과계 중환자실,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신생아중환자실,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의 병상이 채워진다. ‘전문의+진료지원(PA) 간호사 팀 기반 업무' 시스템을 도입해 중증환자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고, PA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단순한 환자 의뢰 회송에서 벗어나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권역 내 진료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간 회송 수가를 처음으로 도입한다. 서울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할 경우 4만9000~7만2000원의 회송 수가를 받을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2차 협력병원으로 이송할 경우엔 7만3310~10만6790원의 회송 수가가 주어진다.

정경실 추진단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안정적으로 구조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입원실, 중증수술, 24시간 진료지원 등에 대한 수가를 인상한다”며 “8개 상급종합병원 모두 이미 병상 감축 변경 허가가 이루어져 이번주부터 상향된 수가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경증환자를 포함해 진료·검사를 늘릴수록 병원에 이익이 나는 구조여서 일반병상을 확장하면서도 중증·응급에 필요한 인력·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축소돼 필수의료 대응 역량이 떨어져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진료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치료가 급한 환자 입장에선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이번 비상진료체계 상황을 거치면서 이 정도 질환이면 대형병원보다 동네병원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경험한 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의료체계에 맞는 병원 이용 경험을 쌓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추진단은 구조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사업 참여 병원을 지속해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추진단에 따르면 우선 선정된 8개 병원 외에 10개 상급종합병원이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정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통해 바람직한 전달체계가 자리 잡고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세밀히 살피는 한편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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