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런던 한류 축제는 한국과 영국의 젊은이들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운영했습니다. 한류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 청년은 영국에서 치르는 행사인 만큼 영국 청년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축제를 준비하며 협업·교류의 장점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김 의원이 영국에 정착한 지 올해로 30년, 과거와 달라진 한국 국격과 위상을 피부로 느낀다고 한다. “30년 전 영국인들에게 김치를 설명하려면 너무 힘들고, 듣지도 않았다”며 “지금은 길거리에서 ‘한국의 것’을 소개하면 지나가는 사람도 서서 듣고 갈 정도”라고 전했다.
한국과 영국 간 문화 교류와 비즈니스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글로벌 저탄소식생활·김치 홍보대사, 브리티시 코리안 소사이어티(영한협회) 상임이사, 서울 강동구 문화홍보대사, 서산 문화홍보대사 등을 역임하며 양국 정부·지자체와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프랑스 ‘파리공원’과 같은 ‘런던공원’을 조성, 시민들이 양국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과 영국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콘텐츠를 담는 것도 목표다. 김 의원은 “런던공원에 평화벤치를 만들어 한국과 영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싶다”며 “평화벤치의 큐알(QR)로 연결하면 영국의 한국전 참전 이야기, 참전 용사 공적, 영국 뉴몰든이 왜 한인타운이 됐는지 등 다양한 소개를 읽어볼 수 있게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뉴몰든 공원에도 평화벤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이 처음부터 한국 문화 알리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한국전력(한전)을 다녔던 김 의원은 무역업을 하는 집안 사업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에 방문했다가 정착한 케이스다. 그는 스코틀랜드에 수산물 교역을 위한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1998년 IMF를 만나 문을 닫게 됐다. 이 과정에서 ‘법잘알(법을 잘 아는 것)’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김 의원은 로스쿨에 들어가 변호사가 됐다.
“한인사회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한인 교민들이 겪는 많은 어려움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킹스턴 인권위원회 상임이사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북한 출신 주민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도 줬고요. 영국이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교민들은 여전히 현지인들과의 사이에서 많은 문제를 경험합니다. 한인 사회를 위해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정치인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예술은 국적·인종·문화의 벽을 허물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온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한인사회의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됐다. 지난해엔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뉴몰든의 한인타운을 찾아 한국 음식과 문화를 살피기도 했다.
김 의원은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발판 삼아 영국에서 한국인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코리아타운파운데이션(KTF)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인 국회의원 육성 △한영 경제 동맹체 △코리아 어드바이스 센터(한-영 정부 및 펀딩 통한 한국인의 영국 정착·생활 안정 지원) △K허브 센터(한류 체험, 전시시설) △한국전 참전 용사 지원 및 뉴몰든 공원 평화벤치 설치 등 5가지를 KTF 프로젝트에 담았다.
한국과 영국 청년들의 육성과 지원에 대한 관심도 높다. 김 의원은 “각 정부가 한국과 영국 청년들을 위한 상생협업펀드를 만들면 좋겠다”며 “매칭 펀드로, 한국과 영국 청년들이 미래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예컨대 ‘한류 아카데미(가칭)’ 만들어 인재를 양성하는 것. 현재 영국 지방에서도 한국 식당이 많이 문을 열고 있는데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이 교육받고 일할 수 있겠끔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원하는) 한국 청년은 영국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하고, 영국 청년들도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