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산하 보험사의 실적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며 장기보장성 보험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KB손해보험‧KB라이프생명‧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신한라이프‧하나생명‧신한EZ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3분기 실적을 보면 디지털보험사(신한EZ손보‧하나손보)와 KB라이프생명을 제외한 5개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했다.
먼저 K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장기 보장성 보험 덕이다. KB손보의 3분기 전체 보험영업수익은 87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7820억원 보다 늘었다. 그 중 장기보험 수익은 8211억원으로 지난해 7065억원 보다 16.2% 성장했다. 일반보험 수익도 218억원으로 지난해 192억원 적자에 비해 개선됐다.
장기 보장성 보험이란 암‧사망보험 등 가입 기간이 길고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IFRS17 도입과 함께 보험계약마진(CSM)은 보험사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장기 보장성 보험은 CSM 확보에 유리해 여러 회사가 해당 상품 판매를 확대해 왔다. KB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수익 증가도 이러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계열 KB라이프생명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0.9%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영업손익은 2365억원으로 CSM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리연동형 보험상품 이율 차이(예실차)와 위험조정(RA) 등 이익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두 항목은 실제 수익이 아닌 회계처리에 따라 발생하는 값이다.
타사에서도 장기 보장성보험과 예실차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농협생명은 이번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4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늘었다. 농협생명은 상반기에도 보장성보험 확대로 큰 수익을 낸 바 있다. 농협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511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60% 증가했다. 농협손보는 실적보고서에서 △일반보험 영업실적 확대 △투자손익 증가 △예실차 개선으로 순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한라이프는 누적 당기순이익이 9.2% 늘었다. 지난해 3분기 4276억원에서 올해 3분기 4671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는 치매간병보험 등 장기 보장성보험에 힘쓰고 있다. 역시 장기 보장성보험을 늘려 온 하나생명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2% 늘었다. 지난해 170억원에서 241억원이 됐다.
다만 디지털 보험사들은 적자를 이어갔다. 신한EZ손해보험은 이번 3분기 80억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기간 39억원 적자보다 폭이 커졌다. 하나손해보험은 이번 3분기 103억원 적자를 냈다. 장기보장성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지난해 같은기간 189억원 적자보다 폭이 줄어든 것이다.
당분간 보험사들은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 보장성보험이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