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를 재차 연기하고 토스가 한국 대신 미국에서 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권 IPO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 가운데 SGI서울보증이 상장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어려운 시장 분위기 속 서울보증이 IPO 완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은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나면 상장 시기 결정만이 남는다. 해당 단계를 거치게 된다면 상장일이 확정되는 셈이다.
서울보증에서는 상장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서울보증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원~5만1800원으로, 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약 2조7580억원이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 IPO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18일 케이뱅크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자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공모구조를 변경해 내년 1월 다시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에 이어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국내 상장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이와 함께 토스는 국내 상장 계획을 접고 미국 증시 상장을 우선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케이뱅크와 토스 모두 국내 IPO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서울보증의 상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서울보증도 IPO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서울보증은 케이뱅크처럼 구주매출 문제를 안고 있다. 서울보증은 공모 예정 주식수의 100%가 구주매출로 이뤄져 있다. 이는 케이뱅크의 구주매출 비중(50%)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이다. 구주매출은 공모 자금이 회사에 돌아가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울보증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발목을 잡고 있다. 예보는 서울보증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다. 공적자금 채무 상환을 위한 기금이 2027년 말 청산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예보로서는 이때까지 서울보증 지분을 추가로 매각해야 한다. 때문에 잠재 투자자로서는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실적도 지난해보다 못하다. 서울보증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03억원, 7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원) 대비 57.8% 하락한 수준이다. 서울보증은 IPO 추진계획을 밝힌 지난해 8월 평균 주주환원률을 53.5%를 제시했다. 하지만 회사의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IPO를 성공하더라도 배당 여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 관계자는 “상장 전 배당에 관한 내용 등을 담은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것”이며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각할 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물량이나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 시장상황에 따라 매각방식 및 물량을 조절하는 등 시장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소수지분 매각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는 IPO 성공을 위해 컨설팅업체 BCG로부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자문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