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탄핵으로 의협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의협 대의원회는 다음 주까지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고 새 회장도 한 달 안에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오는 11일 비대위원장 모집 공고를 내고 12일 지원자를 받아 13일 모바일 투표로 선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의협 대의원회는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재적 대의원 248명 중 224명이 출석했고, 17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50표, 기권은 4표였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시 가결된다. 이번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임 회장은 의협 역사상 최단기간에 회장직을 상실하게 됐다.
김 의장은 “차기 비대위원장을 오늘 선임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후보 성향을 알아야 하고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문제도 있어서 13일 오후 8시에 모바일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투표 결과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를 오후 9시에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의 탄핵으로 공석이 된 차기 회장 보궐선거와 관련해선 “한 달 내로 진행하려고 한다. 올해 말까지는 회장 선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새로 구성되는 비대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새로운 비대위에 이어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 전공의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제 여야의정 협의체가 중요해졌는데 비대위가 구성되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협의체 참여 자체가 아니라 협의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을 때 용산(대통령실)이 이를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라고 덧붙였다.
여야의정 협의체는 오는 11일 출범할 예정이다. 정부 측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참여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만희·김성원 의원과 함께 의사 출신인 한지아 의원이 첨석한다. 의료계에선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들어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참한다.
전공의 대표는 임 회장 탄핵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올렸다. 의협 대의원이기도 한 박 위원장은 이날 총회에 참석해 한 표를 행사했다. 그간 박 위원장은 임 회장과 여러 차례 충돌하며 임 회장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이번 대의원총회를 앞두고는 자신을 포함한 전공의 90명의 이름으로 의협 대의원들에게 임 회장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