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신용 경색 등 심각한 금융 불안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도 “세계적으로 정치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인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회관 중회의실에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소영 부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부원장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관계기관, 학계·시장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미국 대선과 FOMC 이후의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을 점검하는 한편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 체계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논의 결과 참석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50bp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호한 경제상황, 그리고 이에 연계된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전망 등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이런 요인들로 인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규제완화, 보호무역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와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되고 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지난주 연준의 기준금리 25bp 인하 결정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와 중장기적인 금융시장 여건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이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연준이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흐름을 기반으로 국내 채권·단기금융시장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부동산 PF, 제2금융권 건전성 등 위험요인으로 지목되어 온 문제들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신용 경색 등 심각한 금융 불안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트레이드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도 관계 기관들과 함께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변동성 확대가 금융시장의 기본적인 안정성을 위협할 요인은 아니지만, 미국發 이슈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들을 점검하고 향후 운영방안도 논의했다. 앞으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안전판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들을 2025년에도 종전 수준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