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청각장애인의 의료복지를 위한 건강 수어통역 기술을 선보였다.
ETRI는 충남대병원, 한국농아인협회, 이큐포올과 공동으로 양방향 의료 수어서비스 키오스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의료 수어서비스 키오스크는 청각장애인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작성하는 문진표를 수어로 이해하고, 수어로 답변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갖췃다.
이는 한글을 읽고 쓰기 어려운 청각장애인에게 문진표 작성 부담을 덜어주고, 병원에서 원활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도와 청각장애인의 병원 문턱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청각장애인에게 의료 분야는 가장 시급한 수어 통역서비스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의료기관마다 수어통역사 배치에 한계가 있고, 의료진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청각장애인이 입 모양과 표정으로 의사소통하는 것도 어려웠다.
ETRI가 개발한 키오스크는 청각장애인에게 건강검진 사전문진표 작성 때 아바타 수어로 표현해주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아울러 청각장애인의 수어를 인식해 우리말로 변환하는 양방향 기능으로 의료진과 보다 정확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이를 위해 ETRI는 청각장애인의 수어와 몸동작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영상인식 기술, 인체관절 신호분석 기술, 언어-수어 양방향 변환기술을 적용했다.
이와 관련해 ETRI는 2021년 청각장애인의 병원 출입을 돕는 아바타 수어를 개발, 충남대병원에 설치해 코로나 기간에 이용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앞서 2020년에는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19 지침을 아바타 수어로 개발해 병원에 보급하기도 했다.
ETRI는 이번 키오스크 기술을 병원 현장에서 실증 후 시제품 형태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태진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AI시대에 의료, 생활, 안전 등 필수 사회정보를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따뜻한 ICT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료현장 양방향 수어 동시통역 서비스 기술 개발 과제’에 따라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