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막바지 신약 허가가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린다.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한 비보존제약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아울러 품목허가를 신청한 신약들의 내년 시장 진입이 이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연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11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허가를 신청했다. 통상 심사부터 허가까지 1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달 중 심사 결과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피란제린은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약물로 허가를 받을 경우 국산 제38호 신약 타이틀을 얻는다.
오피란제린은 수술 후 통증 완화에 사용하는 주사제 형태의 비마약성 진통제다. 통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글라이신 수송체 2형’과 ‘세로토닌 수용체 2a형’을 동시에 억제하는 작용 기전을 갖는다. 특히 기존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강력한 제품이 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펜타닐, 옥시코돈, 모르핀 등 마약성 진통제는 중독, 호흡곤란, 내성 같은 부작용이 심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이다.
오피란제린은 비마약성 진통제로 오남용, 부작용 우려가 없다. 또 수술 후 통증 등 중증 통증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강경 대장 절제술 후 통증을 가진 환자 28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결과 오피란제린 투여군은 위약(가짜약) 대조군에 비해 투여 후 12시간 동안 평균 35% 높은 통증 감소를 보였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 신약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수술 후 통증 외 암성 통증 등 더 넓은 분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마케팅 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상업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보령과 유통 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식약처 품목허가 획득 후에는 미국 임상 3상도 재개하기로 했다.
내년에 품목허가를 받거나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이는 신약도 있다.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인 ‘조코바’의 경우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품목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조코바는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함께 개발한 의약품으로, 일본에서는 2022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지만 국내에서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현재 유일하게 임상 3상을 마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이기도 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동절기 코로나19 재유행이 예고되는 가운데 정부도 약국 등 코로나19 치료제 수급 재정비에 나섰다”며 “코로나19는 독감처럼 매년 유행이 돌기 때문에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치료제의 국산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현대약품은 지난 5월20일 여드름 치료 신약 ‘윈레비1%크림’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윈레비1%크림은 피지 생성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하는 국소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로, 1982년 이후 40년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새로운 작용 기전의 여드름 치료제이다. 제넥신도 지난 5월 신성빈혈 치료제 ‘에페사프리필드실린지주’의 품목허가를 재신청했다. 신성빈혈증(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빈혈증)의 원인 중 하나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의 체내 반감기를 늘린 지속형 제제로, 2~4주 1회 투여가 가능한 3세대 제품이다.
또 큐로셀은 지난달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치료제 ‘안발셀’의 품목허가 신청 전 사전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안발셀은 혈액암 치료제로 CD19를 타깃으로 한다. 현재 경쟁 약물로는 초고가로 알려진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있다. 큐로셀은 안발셀의 품목허가와 급여 등재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도록 8월 초 진행된 ‘제2차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에 지원했다. 연내 허가 신청을 기반으로 내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