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격 겨우 회복했는데”…관광업계, 계엄령에 다시 한숨만

“코로나 타격 겨우 회복했는데”…관광업계, 계엄령에 다시 한숨만

해외 각국 대사관 “한국 상황 유동적, 앞으로 상황 주시해야”
전문가 “환율 급등하면 내국인 여행심리도 축소 가능성 높아”

기사승인 2024-12-04 16:22:00
경복궁을 관람하는 외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외국인 관광객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관광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방한 관광객 수치가 겨우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황에 관광심리가 다시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 수 137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하고 2019년 동기간 대비 94% 회복했다. 9월(146만4300명)의 경우 처음으로 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K-뷰티와 K-콘텐츠 등이 인기를 끌면서, 당국은 이전부터 방한 관광객 유치로 관광수지 적자 회복 및 관광 시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언급해 왔다.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광수지 적자를 언급하며 경제 화력을 불언허기 위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상반기 국내 관광수지 적자는 약 65억(한화 약 9조1721억원)달러다.

그러나 계엄령이 선포되며 세계 각국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인식하고 있어 여행 심리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등 해외 국가들은 한국의 불안정한 상황을 언급하며 일제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대사관은 공공장소에서의 안전 수칙을 강조하며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미국 시민은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는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일상적인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령 이후 4일 자정 경 출입이 차단된 국회 모습. 사진=유희태 기자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관광업 상황이 좋지 않았고, 이후 K-뷰티와 콘텐츠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기반을 다져 겨우 관광객 수준을 94%까지 회복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라며 “이번 일로 외국인에게는 한국이 분단 국가에다 언제든 이런(계엄령 등)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장 관광객이 급감하지 않더라도, 이번 계엄령 사태로 한국 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해외여행을 예약해 두었지만, 현 상황에 국외로 나가기 꺼려하는 내국인도 보이고 있다. 이번주 주말에 일본 여행 티켓을 끊어 두었다는 정모(31·여)씨는 “8년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이 함께 가는 여행인데 걱정이 많다”며 “당장 해지가 되긴 했지만, 다른 비상 상황이 생길까봐 겁이 난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이번 사태로 인해 경제가 악화되면 내국인 여행심리도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현재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환율 등 경제적인 문제”라며 “근래 일본 여행을 떠난 국민들이 많았던 가장 큰 이유도 ‘엔저 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당장은 환율을 방어하더라도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해외로 나가려는 내국인 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심리가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3일 밤 계엄령 선포 직후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순식간에 달러당 1444원까지 치솟았다

여행사는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진 취소 문의가 눈에 띄게 많이 들어오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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