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 ‘뇌졸중’ 주의보…“마비·어지럼증 의심해야”

찬바람 부는 겨울, ‘뇌졸중’ 주의보…“마비·어지럼증 의심해야”

기사승인 2024-12-15 06:00:08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교수가 뇌혈관질환 환자에게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찬 바람이 부는 겨울 날씨엔 뇌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와 찬 공기를 맞으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팔다리 마비나 어지럼증, 두통이 생기면 뇌졸중을 의심해 보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뇌졸중은 아침, 저녁, 실내외 기온 차가 10도 이상으로 벌어지는 시기에 주의해야 할 질병”이라며 “큰 기온 차는 혈압의 상승을 초래하고 혈중 응고 인자 증가,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 심장 부정맥 악화 등을 유발해 뇌졸중 발생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뉜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 조직에 혈액 공급이 차단돼 발생한다. 뇌출혈은 혈관이 터져 혈액이 뇌 조직에 고여 뇌 손상을 일으킨다. 

최근 뇌졸중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수는 지난 2019년 61만3824명에서 2023년 65만3409명으로 6.4% 증가했다. 특히 고령층 환자의 증가율이 두드러지는데, 80세 이상 남성 환자 수는 2019년 5만5857명에서 2023년 7만2927명, 여성은 같은 기간 8만6502명에서 10만2999명으로 늘었다. 각각 30%, 19% 급증했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장애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릴 정도로 팔다리 힘이 빠지고 감각에 이상이 있는 경우 △얼굴이 마비되거나 감각 이상이 생긴 경우 △발음이 어눌하고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극심한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난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신 교수는 “뇌졸중은 전조증상이 없을 때도 많지만, 초기 증상을 인지하면 조속히 병원으로 가야 한다.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수면장애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욱 빠르게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정확한 진단과 적기 치료가 증상 악화를 막고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망치로 얻어맞는 것 같은 통증의 두통, 오심(구역질), 구토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서둘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중증에 해당해 수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출혈 양이 많으면 개두술을 시행해 뇌압을 낮추고 출혈을 제거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뇌출혈 중에서도 뇌동맥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파열돼 발생하는 질환인 뇌지주막하출혈은 재파열 방지를 위해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뇌졸중 수술 이후 회복률은 병변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뇌경색은 발병 후 4시간30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것이 관건이다. 혈관용해제를 투여하지 못하거나 투여하더라도 막힌 혈관이 뚫리지 않는다면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사타구니의 혈관을 2~3mm 정도 절개해 대퇴동맥에 도관을 넣어 치료하는 방법으로, 혈관 재개통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수술이다. 

뇌졸중 수술 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 신 교수는 “수술 후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며 “적절한 약물 치료와 정기적인 영상 검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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