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독감 유행”…한국도 美처럼 ‘멀티데믹’ 비상

“역대급 독감 유행”…한국도 美처럼 ‘멀티데믹’ 비상

기사승인 2025-01-07 06:00:09
쿠키뉴스 자료사진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의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 등도 동시에 기승을 부리면서 ‘멀티데믹’(주요 호흡기 바이러스 동시 유행)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2024년 52주차) 국내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73.9명으로 전주(31.3명)보다 136% 늘어났다. 12월 1∼7일(49주차) 7.3명에 비하면 3주 만에 10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2016년(86.2명) 이래 최고치다. 앞서 질병청은 독감 의심환자가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000명당 8.6명을 초과하자, 지난달 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인플루엔자와 더불어 다른 호흡기질환도 함께 유행 중이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00개소를 대상으로 한 표본검사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지난달 15~21일(51주차) 기준 66명으로 전주 대비 20명 증가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입원 환자도 최근 4주간 1.9배 늘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한국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독감과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노로바이러스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올 겨울 들어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독감 환자 수가 최소 530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연말 휴가철을 전후해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주에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40개주에서 질병 유행 수준이 ‘높음’ 혹은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RSV가 제일 먼저 유행했고 그 다음 인플루엔자, 이제 메타뉴모바이러스까지”라며 “코로나19만 남았다. 쿼드데믹(네 가지 감염병 동시 유행)을 이루는 건 아닌지, 외래 보기가 겁난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날 병원에는 호흡기내과 입원 환자가 59명, 감염내과 입원 환자는 43명에 달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입원했다”면서 “아직 인플루엔자 유행 피크(정점)는 도달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갈지 예측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역대급 인플루엔자 유행이다. 열 나고 기침하는 분의 70% 정도가 인플루엔자로 진단되는 상황”이라며 “1월 내내 지속될 것 같다. 대학병원은 초긴장 상태”라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6일 쿠키뉴스에 “(쿼드데믹이 우려되는 미국처럼) 한국도 현재 비슷한 상황”이라며 “독감 환자가 제일 많고, RSV나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감염병도 함께 유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겨울철 밀폐된 실내에서 활동을 많이 하면서 밀접 접촉으로 인해 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겨울엔 춥고 건조해서 코와 목 점막에 바이러스가 잘 붙는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호흡기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만큼 독감과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조언했다. 천 교수는 “최근 코로나19가 과거보단 증상이 약하게 올 수 있어 감기로 착각할 수 있다. 목이 아프거나 근육통, 발열 증상이 있을 땐 독감과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감, 코로나19 모두 초기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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