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천흥사 동종, 일본인이 1910년 ‘불법 매각’

천안 천흥사 동종, 일본인이 1910년 ‘불법 매각’

국립중앙박물관 “요시다 구스케, 합방직전 279원에 팔아”
김종식 향토사학자 “이왕가가 남한산성 종 불법매입한 것”

기사승인 2025-01-08 14:46:18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흥사 종. 국립중앙박물관

 천안 성거산서 반출된 국보 천흥사 종(鍾)이 1910년 한일합방 직전 일본인에 의해 이왕가(李王家)박물관에 팔아 넘겨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종식 천안향토문화연구회장은 지난달 22일 천흥사 종 소장처인 국립중앙박물관에 이 종의 구입처와 구입가를 알려달라고 정보공개 요청했다. 7일 박물관으로부터 답변이 왔다.

 “구입시기는 1910년 7월 28일, 구입처는 요시다 구스케(吉田 九助), 구입가는 279원 70전...최초 구입 경위는 알 수 없으나, 구입 후 이왕가박물관 보관,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천안향토문화연구회 김종식 회장이 7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부터 받은 정보공개요청 답변서. 김종식 제공


 이왕가박물관의 천흥사 종 구입 시점은 한일합방(8월 29일) 한 달 전이었다. 일본인이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에 있던 종을 이왕가박물관(조선통감부)에 팔아 넘겼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틈타 관청(광주부)이 점유한 문화재를 다른 관청(이왕가박물관)에 돈을 받고 매각한 것이다. 그래서 해방 후 이왕가소장품을 인계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게 됐다.

 구입가는 정확하진 않지만 현재 가치로 3억원에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요시다 정체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일제강점기 전후 한국 문화재를 수집하던 일본인 중에도 알려지지 않은 자다. 

 김 회장은 “1910년 광주부(府)가 소장하던 천흥사 종을 일반인이 매각한 것은 당시로도 분명 불법적 행위였다”면서 “이렇게 매입한 유물이 국가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 유물로 합당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거산 천흥사는 천안에 있었던 사찰이 분명한데, 왜 설명문에 소재지 천안을 밝히지 않고 있는지 박물관에 물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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