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사랑상품권 가맹점 수는 총 3989개소. 이 중 카드형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곳이 2965개소로 74.36%, 모바일(QR) 상품권 가맹점은 1184개소로 29.7%에 그친다. 해남사랑상품권 가맹점 세 곳 중 두 곳은 모바일 상품권을 쓸 수 없는 것이다.
이마저도 일부 모바일 상품권 가맹 업소에서 결재 QR 판을 치워 실제 이용 가능 업소는 1000곳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주민은 “친구와 음식을 먹고 난 뒤 계산하려고 하는데 모바일 상품권은 안 된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해남군이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하면 5% 캐시백 혜택을 준다고 해 일부러 모바일 결재를 하려고 휴대폰만 가지고 갔던 터라 더 당황스러웠고, ‘속았다’는 생각까지 들어 매우 불쾌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은 지역 주민이라 나중에 다른 업소에서 사용하면 되지만 외지 관광객이었다면 낭패가 아니겠냐고도 지적했다.
해남지역 상가들이 모바일 상품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형태별 상품권 결재 비율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해남사랑상품권 총 결재액은 1059억1200만 원이다. 지류형이 927억1900만 원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고, 카드형이 123억9200만 원으로 11.7%, 모바일형 80억 원 0.75%다. 카드형과 모바일형을 모두 합해도 12.5%에 그친다.
결재용 QR판을 치웠다는 한 업주는 “모바일 상품권은 결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의 휴대폰 화면을 직접 봐야하는데 ‘결재했다’고 말만 하고 휴대폰을 보여주지 않는 불편한 상황도 가끔 생긴다.”며, 현장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웃한 강진군의 경우 강진사랑상품권 가맹점 1470개소 중 모바일(QR) 상품권 가맹점이 1450개소로 93.6%를 차지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가맹점이 지류와 모바일 상품권을 취급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강진사랑상품권 총 결재금액 413억9700만 원 중 지류형은 260억9100만 원으로 63%를 차지했고, 카드를 포함한 모바일 결재액은 153억600만 원으로 37%에 달했다.(강진군은 카드-QR형 결재가 구분 집계되지 않음) 해남군보다 3배 가까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강진 반값여행을 다녀왔다는 한 주민은 “강진에서는 묻지도 않고 휴대폰을 내밀었다.”면서 “강진과 해남이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강진은 되고 해남은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소비자가 불편한데 장사가 안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 장사가 안돼 힘들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라면서 “관광객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이미지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모바일 상품권이 발행되면서 다른 지역을 갈 때면 해당지역 상품권을 모바일로 할인 구매하게 된다며, 모바일 상품권 가맹점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지역 자금의 외부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여러 면에서 입증되고 있는 만큼, 편리한 소비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해남군의 적극 행정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