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체포돼 10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윤 대통령과 변호인은 첫 조사에서 하루 종일 공수처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공수처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체포영장이 집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오후 9시 40분쯤 종료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첫날 조사를 마친 직후 곧장 구금장소로 지정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윤 대통령은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오는 16일 오전 다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다.
구인 피의자 대기실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이다. 법무부는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고, 신변 보호 필요성이 있는 만큼 다른 피의자와 공간을 공유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이 대기실엔 CCTV가 설치돼있어 24시간 감시된다.
이름과 수감번호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채 얼굴사진을 찍는 일명 '머그샷' 촬영과 지문 채취 절차는 간이입소절차에 따라 생략됐다. 윤 대통령은 마약 등 부정물품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의를 탈의한 채 전자영상장비를 통해 진행되는 정밀신체검사도 받지 않았다. 복장도 수용복 대신 체육복으로 갈아입거나 사복을 입은 채 대기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10시33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돼 오전 10시53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후문에 도착한 뒤 7분 만인 오전 11시부터 338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는 통상 수사기관에서 주요인사를 소환조사할 경우 관례상의 예우 차원에서 제공하는 티타임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조사 시간 내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9시40분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검찰 조서 열람 및 날인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신문조서는 피의자의 서명과 날인이 없으면 재판에 증거로 쓸 수 없다.
공수처는 체포 시한인 오는 17일 오전 10시33분까지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체포영장을 집행한 만큼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되면 최대 20일 동안 구속 수사가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