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놓친 변상일, LG배 결승서 커제에 ‘역전패’ [바둑]

‘호구’ 놓친 변상일, LG배 결승서 커제에 ‘역전패’ [바둑]

상대 전적 연패 사슬 끊지 못하고 7전 7패 기록
오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3번기 제2국 속개

기사승인 2025-01-20 17:19:19
변상일 9단(왼쪽)이 20일 한국기원 신관 대회장에서 열린 LG배 결승 1국에서 커제 9단에게 역전패했다. 결승 3번기 제2국은 오는 22일 속개된다. 한국기원 제공

중앙 호구 자리 급소를 놓친 것이 패인이었다. 완벽하게 대국을 이어나가던 변상일이 단 한 줄 차이 실수로 미끄러졌다.

제29회 LG배 결승 3번기 1국이 2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회장에서 펼쳐졌다. 한국기원이 최근 새로 매입한 이 건물에서 올해 첫 공식 대국이 펼쳐졌고, 난방을 틀었음에도 추운 실내 온도 탓에 ‘담요 대국’이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팽팽하던 중반 전투 상황에서 변상일 9단이 우세를 잡았다. 한국기원 바둑TV에서 이날 대국을 생중계한 송태곤 9단이 “중앙 전투에서 변상일 9단이 사실상 AI와 다를 바 없는 완벽한 내용을 보여줬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정교한 수읽기로 커제 9단을 그로기 상태로 내몰았다.

하지만 당연해보였던 중앙 호구를 치지 않은 선택이 아쉬움을 남겼다. 단 한 수로 국면 주도권이 뒤바뀌면서 이후에는 커제 9단의 독무대였다. 끝내기 장면에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찾아왔지만, 40초 초읽기에 몰린 변상일 9단이 역전에 이르는 수단을 찾아내지 못했다.

결승 1국을 승리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커제 9단은 승리 인터뷰에서 “오늘 바둑은 후반에 혼란스러워졌다. 이겼지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내일 하루 휴식일에 푹 쉬고 2국을 잘 준비해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결승 1국을 따낸 커제 9단. 남은 두 판 중 한 판만 승리하면 메이저 세계대회 9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다. 현재 커제 9단은 구리 9단과 함께 메이저 세계대회 8회 우승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한국기원 제공

결승 2국은 오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1국에서 패한 변상일 9단은 2국과 3국(23일)에서 2연승을 해야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한편 2년 연속 LG배 결승에 오른 변상일 9단은 LG배 첫 우승과 함께 메이저 세계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변 9단은 지난 대회 결승에서 신진서 9단에게 패배하면서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메이저 세계대회 8회 우승을 자랑하는 커제 9단은 9번째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나선다. 커제 9단이 우승한다면 구리 9단을 뛰어넘고 중국 바둑 기사 중 메이저 세계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롭게 쓰게 된다.

LG배는 지금까지 스물여덟 번의 대회에서 한국이 13회로 최다 우승을 기록하고 있고, 중국이 12회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어 일본이 2회, 대만이 1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제29회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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