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업계, 결제 대금 조기 지불…불황에도 ‘상생’ 지원 

건설 업계, 결제 대금 조기 지불…불황에도 ‘상생’ 지원 

기사승인 2025-01-24 06:00:11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건설공사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쿠키뉴스 자료사진

건설 노동자들이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대금 조기 지급에 나섰다.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노동자 임금 체불액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12월 체불액을 감안하면 사상 최초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건설노동자 체불액은 2478억원에 달한다. 매월 전체 노동자의 임금 1700억원이 체불될때 건설노동자 체불액은 400억원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경실련은 “발주기관이 원도급에 공사대금을 일괄 지급하면 하도급업체를 거쳐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주 당시 책정되었던 임금의 수준은 원도급과 하도급을 거치는 과정에서 점점 낮아지게 된다. 이조차 업체들이 폐업하게 되면 지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발주기관에 해당하는 시공사들은 협력사를 대상으로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이 설 명절을 맞아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했다고 밝혔다.

동부건설은 거래대금 800억원을 조기지급했다. 동부건설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누적액 기준 약 6400억원의 거래대금을 명절 전에 협력사에게 조기 지급해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는 명절에 협력사에 보탬이 되고자 매년 조기 지급을 실시하고 있다”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업무 파트너의 자세로 협력사 지원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DC현산은 중소 협력사 52개에 결제대금 65억원을 지난 22일 조기 지급했다. 이는 애초 예정일보다 최대 3주 앞당긴 것이다. HDC현산은 앞서 지난해 설 명절에도 약 22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선지급한 바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올해는 명절맞이 대금 조기 지급 등의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돕는 상생 펀드 외에도 새로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으며 기술제안 공모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사와 장기적인 동반성장과 상생 관계 구축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 제도도 마련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2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지급 예정인 거래대금 420억원을 지난 17일 지급했다. 지급 대상은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거래하고 있는 633개 중소기업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 포스코이앤씨는 2010년부터 업계 최초로 중소기업 거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상생협력을 위한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흥그룹도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협력사들의 1000억원 규모 공사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난 21일 지급했다. 중흥그룹은 전국 30여개 협력사들이 임금 및 자재 대금을 원활하게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추석 명절 전에도 공사대금 1300억원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코오롱글로벌도 중소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1900억원 규모 거래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지급키로 했다. 이번 조기 지급 대상은 코오롱글로벌과 거래하고 있는 1000여개 중소 협력사들로 거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협력사들은 명절을 앞두고 나갈 돈이 많다. 월급, 상여금 등이 있어 부담이 크다”며 “대기업에서 결제 대금을 조기 지급은 협력사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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