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트럼프 2기, 韓中관계 개선 위한 실용 외교해야” [쿡 인터뷰]

이병진 “트럼프 2기, 韓中관계 개선 위한 실용 외교해야” [쿡 인터뷰]

기사승인 2025-02-06 13:00:05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쿠키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최근 미중 관세전쟁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도 맞불을 놨다. 중국은 오는 10일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15% 관세를 부과함은 물론 희귀광물 수출통제, 기업제재 등 보복을 앞두고 있다.

시진핑 지배 아래 ‘강한 중국’을 천명해온 중국은 자국 결집과 정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당분간 강경 태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미뤄, 미중 관세전쟁은 ‘강 대 강’ 구조의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 미중관계는 분명 1기보다 경색된 모습이다. 

한국 셈법도 복잡해졌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 회복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한중 대화와 교류 확대가 미국과 주변 동맹국의 오해를 부를 수 있다. 한국은 북측 군사도발을 억제하려면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반대로 중국은 과거 사드배치 문제처럼 경제 보복을 가할 수 있다. 한미관계는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조정해 나가는 세밀한 외교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6일 본지가 만난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실리적 균형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2차전지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손을 잡고, 미국 기술·안보 연합에서도 배제되지 않는 전략을 마련하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외교안보특보를 지낸 자타공인 중국 전문가다. 

이 의원은 “한중 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비대칭적 관심”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한국을 전략적 핵심 국가가 아닌 주변국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 

그는 “이러한 구조를 변화시키려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정립해야한다”며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시키고,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경제 협력, 문화 교류, 안보 협력을 동시에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한중 관계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는 미국 중심의 가치 외교를 표방하며 중국과 거리를 뒀고, 그 결과 한중 관계는 상당히 냉각됐다”고 평했다. 이어 “다만 트럼프 2기 체제에서는 중국도 주변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활용해 한중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을 비자면제 국가로 묶었다. 중국은 그간 ‘상호주의’를 적용해 한국인 입국 비자를 엄격히 관리해 왔다. 이에 관해 이 의원은 “반중 정서 완화와 양국 관계개선을 위한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 이러한 신호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쿠키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이 의원은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해선 공식 석상이 아닌 대화, 즉 ‘수면 아래’에서의 다양한 소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그것을 가리켜 ‘노 붕우’(老 朋友)라고 했다. 여기서 ‘노’(老)란 ‘늙다’라는 의미가 아닌 ‘늘’ 혹은 ‘항상, 자주’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는 “중국은 공식외교 회담은 물론 비공식 네트워크로 신뢰를 쌓는 걸 중시 한다”며 “정치·경제·문화·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관계를 장기 시각에서 바라봐야한다”며 “한국이 단기 외교 성과만을 추구하기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방정부 간 교류 확대, 문화 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조기대선이 가시화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정권을 쥘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차기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 외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중 관계를 조정해야한다”며 “이로써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최대한의 실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제언했다.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쿠키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혜미 PD

송금종 기자, 이승은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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