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 유망구조인 ‘대왕고래’ 시추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미국 업체인 ‘코어랩(Core-Lab)’과 우선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 유전 가능성을 제기한 ‘액트지오(ACT-GEO)’는 분석 기관이 아니어서 대상에서 제외됐다.
7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왕고래에서 수집한 시료와 데이터 분석을 맡길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글로벌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명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지질구조 분석 업체인 코어랩과는 이달 내 선정을 목표로 우선협상을 하고 있다. 계약금은 100만 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최종 선정된 업체에 대왕고래에서 나온 1700개 이상의 시료 분석을 맡겨 이를 후속 탐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의 자문 업체인 액트지오는 데이터 분석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입찰 대상에서 빠졌다. 앞서 액트지오는 한국석유공사 등에 낸 용역 보고서에서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 140억 배럴이 넘는 가스·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51억 배럴 이상의 추가 가스·석유가 울릉분지(마귀상어)에 묻혀 있을 가능성도 내놓았다.
정부는 이 같은 액트지오의 평가를 기점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실시했으나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추 과정에서 가스 징후를 일부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석유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약 40㎞ 떨어진 대왕고래 (유망)구조에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를 투입해 최근까지 탐사시추 작업을 벌여왔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액트지오의 신뢰성이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발표 당시부터 액트지오는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사실상 1인 기업이라는 점과 현지에서 세금까지 체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실 업체’ 논란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용역비로 지불한 금액은 4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시추에 들인 예산은 총 1000억 원이다.
대왕고래에 이어 마귀상어까지 액트지오가 연달아 유망성 평가 용역을 따낸 과정에서 사실상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