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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대에 따르면 심한 뇌성마비로 신체적 움직임은 물론 일상 대화조차 어려운 중증 장애를 가진 유장군씨가 9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박사학위를 받는다.
유씨는 오는 21일 대구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문학 박사학위와 함께 우수연구상, 총동창회장상을 수상한다.
그는 지난 2016년 대구대 초등특수교육과에 입학해 최성규 교수와 사제 관계를 맺었다.
9년간 동고동락한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콜라병 뚜껑을 따주는 사이”라고 표현했다.
콜라를 너무 좋아해 ‘콜라대장’이란 별명을 가진 유씨는 혼자서는 콜라병 뚜껑을 따기 어려운 심한 지체장애를 가졌지만, 최 교수는 항상 그의 곁에서 콜라병 뚜껑을 따주던 스승이었다.
최 교수는 유씨의 어려운 가정 형편을 고려해 대학원 입학금을 지원하는 등 20여년간 76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참스승으로 알려졌다.
박사과정 중 유씨는 7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그중 2편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최 교수와 공동으로 ‘장애인 교원의 교직발달에 대한 질적연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유장군 학생의 연구 태도에 대해 “학점을 잘 받기 위한 노력보다 실질적인 앎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과 특정 주장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의문을 품고 검증하고자 하는 태도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최 교수는 유씨와 ‘마지막 졸업식’을 맞는다.
유씨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교수님의 조언대로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할 예정이다. 경제적으로 자립한 후 미국 유학을 다녀와 최성규 교수님과 같은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대학 강단을 떠나 청각장애인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실천가로 활동할 예정이다.
박순진 대구대 총장은 “최성규 교수와 유장군 학생의 사례가 따뜻한 사제지간의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산=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