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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 운영 문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를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건보공단 노조는 27일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건보공단은 불법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관련 검경수사가 장기화되는 동안 사무장병원 운영자는 지능적이고 치밀한 수법으로 개원과 폐업을 반복하며 재산 등을 은닉함으로써 범죄수익 환수율은 6.92%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이 납부한 약 3조원이 넘는 소중한 건강보험료가 밑 빠진 독처럼 새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무장병원이란 의료법상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 등을 고용해 의료인이나 비영리법인 명의로 개설·운영하는 불법 요양기관을 일컫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 적발된 불법 개설기관은 1717개소다. 이들 기관으로부터 환수가 결정된 금액은 무려 3조376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사무장병원을 수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8개월이다. 길게는 4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건보공단이 특사경을 두려는 이유다.
노조는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은 수익 창출에 매몰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고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며 “과잉의료 등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가진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 국민의 생명 및 건강권 보호,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를 위한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를 향해선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 재원으로 국민 건강을 돌보는 의협이 비의료인의 범죄행위를 더 이상 옹호해선 안 된다”라며 “사무장병원 등의 불법적 범죄 수익은 정상적 의료행위를 하면서 묵묵히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선량한 의료인들에게 건강보험 급여 수가로 보상돼야 할 재원이다”라고 강조했다.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를 도입하면 신속한 수사를 통해 연간 2000억원의 재정을 절감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노조는 “절감된 재원으로 국민의 간병비와 응급·필수의료 등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으며,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에 활용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4일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 도입 관련 법안을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지 않고 계속 심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