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않는 의대생에 ‘백기’ 든 정부…“돌아와 달라” 호소

복귀 않는 의대생에 ‘백기’ 든 정부…“돌아와 달라” 호소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058명 회귀
의대 총장·학장단 “의대교육 정상화 이뤄야”

기사승인 2025-03-07 16:27:55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단의 양오봉 전북대 총장, 이해우 동아대 총장 그리고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과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기존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1년이 넘도록 의정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정부가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의대생들이 복귀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대학은 일제히 학생들에게 학교로 다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총장·학장단과 함께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브리핑을 열고 “3월 새 학기 개강, 2026학년도 입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 의대 교육 문제를 반드시 풀어나가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은 우리 모두의 진심을 믿고 본인을 위해, 동료를 위해, 그리고 미래에 여러분을 필요로 할 국민들을 위해 하루속히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다만 휴학 중인 의대생이 이달 안에 전원 복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 2000명 늘린 5058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24학번과 25학번 7500여명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른바 ‘더블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운영 모델도 제시했다.

의대 총장·학장단도 의대생들의 복귀를 청했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올해도 쉬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고, (학생들이) 돌아오기 위해선 그들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해야 되겠다고 해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올해에 한해 정원을 3058명으로 하더라도 반드시 의대 교육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 의총협 총장들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양 총장은 “정원 3058명이 아니라 의대 교육의 정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총장님들과 학장님들, 의대 교수들이 모두 노력해서 의대 교육을 올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동회장인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부분의 대학이 교수 충원이나 교육 환경 개선에 이미 많은 투자를 했다”면서 “학생들이 조속히 학교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의대 학장들 역시 학생들의 복귀를 재차 당부했다.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 이사장은 “미래의 의사들이 학교를 떠난 지 1년이 지났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사 배출이 멈추는 국가적인 큰 소실과 아픔을 겪었다”라며 “전국 40대 의대 학장을 대표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걱정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이사장은 “2026학년도 정원은 3058명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학생 여러분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대협회가 정부 총장단 설득을 통해 어렵게 합의한 모집 인원에 대한 논의는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간다”면서 “복귀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대 간 불신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깊어질 것이고, 그 피해는 분명 여러분들에게도 돌아갈 것”이라며 “정부의 의료정책이 의료계의 지지가 없을 때 그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듯 우리 의료계는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없을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전했다.

이달 안에 의대생들이 돌아온다면 각 대학은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총 3058명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대학 입시요강은 사전예고제에 따라 2년 전 발표하지만 수정사항이 있을 경우 전년도 4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변경 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의대생이 얼마나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의대생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지난 2월 한 달 동안 전국 40개 의대 24학번 이상 재학생 1만8326명을 조사한 결과 1만7695명(96.5%)이 학교 측에 25학년 1학기 휴학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협 관계자는 “학생들이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이며 이에 대한 반대가 휴학으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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