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연구로 수행하는 ‘바둑이 인지증진과 뇌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 참여자들의 1차 바둑 프로그램이 11일, 한국기원 신관 한국여성바둑연맹실에서 시작됐다.
한국기원은 바둑이 고령자 인지 기능과 뇌 구조 및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임상시험 연구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과 수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의 정식 명칭은 ‘바둑이 비치매 고령자의 인지기능과 뇌 구조 및 휴지기 기능적 연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무작위 배정, 대조, 평행군 중재 임상시험’이다.
연구 대상은 바둑을 둘 줄 모르는 비치매, 고등학교 졸업 이상, 만 50세~74세 남녀 한국인이며, 연구 참여자는 시험군(치료군)과 대조군(비치료군) 중 한 군에 무작위로 배정된다.
1차로 치료군에 배정된 참가자 24명은 인지기능에 대한 전문의의 문진과 임상평가, 신경심리평가, 뇌자기공명영상검사, 혈액검사 등을 마치고 11일부터 바둑프로그램(24주 과정)에 참여해 바둑을 배우게 되며, 6개월 후 다시 한 번 동일한 검사를 받게 된다.
비치료군에 배정된 참가자는 24주간 바둑을 배우거나 두지 않고 생활하며, 동일한 평가를 6개월 간격을 두고 총 2회 받는다. 비치료군에 배정된 경우, 사후 평가까지 마친 대상자들에 한해 치료군에 제공했던 교육프로그램을 연구 종료 후 이어서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기원에서 기획 및 운영하는 ‘바둑과 함께하는 두뇌 건강 프로그램’은 한국여성바둑연맹이광순 회장과 한양숙 운영국장, 바둑TV 진행자로 잘 알려진 김여원 아마 6단이 강의를 맡아 이끌어 간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바둑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논문이 일본에서 몇 차례 발표된 적은 있지만 제대로 임상시험을 거쳐 과학적인 입증을 해낸 정통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서울대학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학계에서 인정받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도출된다면 앞으로 바둑을 통해 국민들, 나아가 전 세계인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를 진행하게 된 목적과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와 동시에 프로기사 30명을 대상으로 ‘고령 프로기사의 뇌구조와 기능 특성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로 바둑을 통해 인지나 뇌건강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다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치매 예방 효과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기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둑이 노인의 인지나 뇌건강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바둑의 시니어 보급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차 프로그램은 5월 중순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대상자(바둑 입문자)는 한국기원 미래교육콘텐츠팀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