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확신한 한미약품…경영권 분쟁에도 투자 늘렸다

R&D 확신한 한미약품…경영권 분쟁에도 투자 늘렸다

2020년 이후 매출의 14% 차지하는 R&D 투자
올해 경영 안정화 통해 R&D 부문 경쟁력 강화
“균형 잡힌 성과 도출”…신제품 지속 출시
26일 주총서 지주사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

기사승인 2025-03-22 06:00:05
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안정된 경영을 바탕으로 파이프라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공시된 한미약품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69명이던 R&D 인원은 지난해 423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임직원 중 R&D 인력의 비중이 약 20%에 이른다. 박사 출신 인력의 비율도 높아졌다. 같은 기간 박사급 인력은 64명에서 96명으로 늘어났다. R&D 투자는 2020년 이후 매출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한 해 동안 항암, 비만대사, 희귀질환 분야의 혁신 신약 연구 결과 39건을 발표하는 등 여러 글로벌 학회에서 많은 R&D 성과를 거뒀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올해는 경영 안정화를 통해 R&D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R&D 투자를 가속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는 조속한 경영 안정화를 추진해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과 도약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 치료 영역을 포함해 대사질환, 항암, 희귀질환 분야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라며 “한 분야에 치중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R&D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신약 개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포스트 로수젯’으로 주목받는 개량·복합 신약의 릴레이 발매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는 한미약품이 주력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H.O.P는 3개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및 비임상 단계에 있다. 그중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또 다른 비만 신약인 ‘HM15275’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다. HM15275는 기존 비만 치료제에 비해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근 손실을 줄여, 차세대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도 순항하고 있다. NASH 치료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글로벌 임상 2상 단계에 있으며, 내년에 결과가 공개된다. 항암제 분야 임상에서도 진척이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에서 자사의 경구용 면역항암제 ‘티부메시르논’과 미국 머크(MSD)의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하는 요법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해 ‘완전 관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지주사의 새 대표이사로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가 그대로 경영을 맡는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최인영 R&D센터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할 것”이라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