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 폐해를 은폐한 담배회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오는 5월31일까지 ‘범국민 지지서명 운동’을 진행한다고 24일 전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담배회사에 흡연 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겠다는 목적으로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약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533억원은 흡연력이 20갑년(20년 이상 하루 한갑씩 흡연) 이상, 흡연 기간이 30년 이상이면서 폐암과 후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465명에 대해 공단이 지급한 급여비 규모다.
건보공단은 1심에서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가 확인된 연구 결과들이 뒷받침되고 있고, 담배회사들이 제조 과정에서 폐암 등 질병 위험성을 줄이는 조치와 경고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흡연 외 다른 요인에 의한 발병 가능성, 담배의 설계상·표시상 결함 부존재, 담배의 중독성 축소·은폐 불인정 등을 이유로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건보공단은 2020년 12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5월22일 12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지지서명 운동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전 국민의 약 2%인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지서명 운동의 목적은 흡연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는 것을 알리는 데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