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향후 신사업의 방향성을 선택‧집중형으로 바꾸며 성공 확률을 높일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질적 성장 영역의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싣는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LG전자 정기 주주총회의 의장으로 나서 경영성과와 올해 사업방향 등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조 CEO는 지난해 최대 매출 등 견조한 경영성과를 기록한데에 △기업간거래(B2B) △가전구독과 webOS 플랫폼 사업 등을 포함한 무형(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이 ‘질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조 CEO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2%로 3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해 13%p 늘어났고, 영업이익의 비중은 71%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2030년 질적 성장 영역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B2B는 수요와 가격의 변동성이 낮고 솔루션 사업으로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으며 경쟁사로부터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B2B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 모델의 Non-HW 사업을 확대해 사업의 구조적 건전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조 CEO는 신사업의 방향성도 인접 영역 내 보유 역량을 활용 가능한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리밸런싱(재구조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CEO는 “과거 불확실성이 높더라도 신사업을 과감히 추진해 왔으나 시장 환경이 바뀌고 경쟁과 기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제품과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LG전자는 인도의 국민 브랜드가 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현재 LG전자는 인도 16개 지역에 오피스가 있으며 생산공장 2곳, LG 브랜드 샵 777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8년간 구축해 온 현지 사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도 특화 라인업, 인프라 강화 등을 추진한다. LG전자는 인도와 함께 IT 기업이 모이고 있는 중동과 AI 데이터 센터가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 등에 집중해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조 CEO는 “인도는 경제 안전성, 성장성 관점에서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가전 보급률이 아주 낮은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안건 심의 및 표결이 진행됐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 승인의 건 △사외이사 2인(류충렬, 강성춘) △사내이사 1인(조주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권봉석) △감사위원회 위원 2인(류충렬, 강성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의 안건이 상정, 원안대로 가결됐다.
강성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를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으며 임기가 만료된 조 CEO와 권봉석 LG부회장도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했다.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현장 참석이 어려운 주주들을 위한 온라인 중계를 병행했고, 올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고려해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도 도입했다.
조 CEO는 이날 별세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대해 “한국의 전자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지난 37년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기여한 분”이라며 “참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