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의성발 산불이 안동·청송·영양 등지로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인접한 영주시와 예천군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6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안동시 산불 상황은 남쪽으로는 일직면 평팔리, 동쪽으로는 길안면 백자리, 임동면 고천리 등지(약 1000ha)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동시는 인력 787명과 장비 1115대를 동원해 산불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에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안동시내 전역은 희뿌연 연기로 가득차 호흡 곤란을 느끼는 수준이다.
이번 산불로 안동시는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주택 11채가 불에 타고 남선우체국과 남선농공단지 건물 8개가 전소됐다.

청송군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주왕산국립공원과 천년사찰 대전사는 지켰지만, 간헐적인 정전 및 통신두절, 전산마비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청송군은 군청 주변 임야는 물론, 현재까지 산림 5017㏊가 불타는가 하면 사망 3명, 실종 1명, 중상 1명의 인명피해도 냈다.
군은 오후 1시 50분 파천 신흥, 안덕 지소 및 노래에 대피문자 발송한 후 오후 2시 29분에는 청송읍 송생, 주왕산면 상의·하의·상평에 대피문자 발송한 상태이다. 이로써 오후 3시 기준 주민 392명, 시설입소자 300명 총 692명이 대피했다.
군은 인력 1023명과 장비 38대를 동원해 산불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망자 4명이 나온 영양군은 오는 11시께 입암면 흥구리와 영양읍에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해 인근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앞서 10시 40분에는 흥구리 일대에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한다며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도록 했다.
오후 3시 9분에는 산불이 영양읍 대천리 방향으로 확산 중이니 인근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예천군도 산불 피해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의성군 안평면에서 최초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쪽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예천군 호명읍과 지보면 인근까지 불길이 번짐에 따라 지역 내 경계 지역을 순찰하며 산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천군은 필수요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투입해 현장 대면 계도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산불 확산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긴급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방침이다.
영주시는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고 강풍주의보까지 발효되자, 지난 25일 오후 6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시청 안전재난과와 산림과를 중심으로 비상근무에 돌입했으며, 각 읍면동에는 야간 산불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봉화군 물야면 개단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부석사 인근까지 확산함에 따라 세계문화유산인 부석사 내 주요 문화유산에 대한 긴급 이송 조치를 단행했다.
긴급 이송된 유산은 보물로 지정된 ‘부석사 고려목판’ 및 ‘영주 부석사 오불회 괘불탱’과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인 ‘부석사 조사당 목조의상대사좌상’, 그리고 비지정 유산 일부다.
이재훈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읍면동장은 이통장과 하루 2회 이상 직접 통화해 비상연락망을 점검하고 주민 대상 순찰과 안내를 강화하겠다”며 “농업시설물 피해 예방과 함께 마을별 대피장소도 사전에 점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