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환율에 항공업계 비용부담 심화…“여행수요 감소 우려”

불안한 환율에 항공업계 비용부담 심화…“여행수요 감소 우려”

원·달러 환율 16년 만에 최고치 기록, 항공업계 비용 부담 심화
저비용항공사(LCC),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환율 상승 시 해외여행 경비 증가로 여행객 수요 감소 전망”

기사승인 2025-04-12 06:00: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과 선언문에 서명하며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여파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항공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81.1원까지 치솟으며 약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항공업계에 큰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계는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지출한다. 특히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정비비 등 주요 고정비가 모두 달러로 결제돼 환율 상승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350억원의 외화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은 저비용항공사(LCC)에 더욱 취약하다. 

항공기 리스 비중이 높은 LCC는 매달 달러로 리스료를 지불한다. 또한 내국인 중심의 단거리 노선이 많아 해외여행 수요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외화 수익 기반이 약한 LCC가 환율 상승 시 수요 감소와 비용 부담을 동시에 겪게 되는 구조다. 

항공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고착화되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누적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항공사별로 실적 방어를 위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조은비 기자 


하지만 항공업계 전문가는 환율 상승은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항공권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책정된다. 원화 환산 체감가가 높아져 해외여행 경비가 증가하면 여행 일정을 조정하거나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처럼 고환율이 지속되면 해외여행을 포기하거나 일정과 여행지를 변경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 화물 부문도 축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18년에도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 성장률이 둔화했다는 데이터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에 따라 글로벌 교역량 축소가 이어지면 물동량 감소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용 부담 증가와 여행·화물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 속에서 항공사들은 생존을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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