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배양 독감 백신 ‘플루셀박스’ 출시…“계란 변이 차단해 예방 효과 높아”

세포배양 독감 백신 ‘플루셀박스’ 출시…“계란 변이 차단해 예방 효과 높아”

기사승인 2025-07-23 15:52:22
CSL 시퀴러스코리아는 2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인 ‘플루셀박스쿼드프리필드시린지’와 고령층 대상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쿼드프리필드시린지’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CSL 시퀴러스코리아 제공

세포배양 방식으로 제조한 인플루엔자 백신인 ‘플루셀박스’가 국내에 출시된다. 기존 유정란 배양 백신 대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SL 시퀴러스코리아는 2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자사의 ‘플루셀박스쿼드프리필드시린지’와 고령층 대상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쿼드프리필드시린지’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유기승 대표이사는 이날 “그간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 인플루엔자 예방 분야에서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는 전 연령대에서 의료 시스템과 사회 전반에 막대한 질병 부담을 초래하는 감염병이다. 인플루엔자로 인한 연간 총 직접 의료비용은 미국에서 112억 달러(한화 약 15조4500억원), 유럽연합(EU)에선 59~140억 유로(약 9조5000억원~22조65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세 미만 영아와 65세 고령층은 인플루엔자 감염과 합병증 위험이 높아 예방이 중요하다. 

전통적 인플루엔자 백신은 유정란 배양 방식을 통해 제조한다. 다만 제조 특성상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접종이 어렵고, 조류 인플루엔자 등 조류 질병이 퍼지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계란 적응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유행 바이러스와 항원이 달라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계란 적응 돌연변이는 사람 독감 바이러스가 계란에서 잘 자라도록 도와주지만, 이 과정에서 백신의 항원성을 변화시켜 유행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이 감소될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플루셀박스는 이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포유류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백신주를 증식시키는 ‘세포 배양’ 기술을 적용했다. 노지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정란과 세포 배양 백신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포 배양 백신을 접종한 경우 중환자실 입원 예방 효과가 최대 15%까지 높아지고,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응급실 방문이 최대 14%까지 예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포 배양 백신은 계란 적응 돌연변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유정란 배양 백신 대비 우수한 예방 효과는 물론 면역 각인에 의한 면역 반응 왜곡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2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CSL 시퀴러스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고령층 대상 면역증강 인플루엔자 백신인 ‘플루아드쿼드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은빈 기자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면역증강 백신’ 플루아드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인플루엔자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인데, 백신 접종 후 면역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아 예방 효과가 제한되는 한계가 존재했다. 실제 건강한 성인의 인플루엔자 백신 효과가 50~80% 수준이라면, 고령층은 16~64% 수준에 불과했다. 고령층의 면역 기능 노화,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지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층의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용량을 쓰거나 면역증강 백신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최민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증강 백신인 플루아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보다 강력하고 장기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한다”며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관찰 연구 결과, 기존 표준 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에 비해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고, 중증 질환 위험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 대만 고령층을 대상으로 실시된 경제성 분석에서 플루아드는 기존 표준 용량 백신 대비 인플루엔자 발생 10만6654건, 입원 5443건, 사망 1275건 등을 감소시켰다. 

최 교수는 “표준 인플루엔자 백신에서 면역 증강 백신으로의 전환은 의료적 혜택 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합리적 선택”이라며 “향후 고령층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백신 선정 논의에서 플루아드 같은 면역증강 백신이 충분한 정책적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두 백신의 국내 유통은 삼진제약이 맡는다. 앞서 시퀴러스 코리아는 삼진제약과 전략적 유통 제휴를 체결했다. 유기승 대표이사는 “최근 삼진제약과의 전략적 판매 제휴를 통해 더 넓은 유통망과 접점을 확보했다”면서 “통상적으로 9~10월에 맞춰 백신을 접종한다. 그 시기에 보급할 계획이다. 플루아드의 장점을 최대한 홍보하고 프루셀박스의 시장 정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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