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준금리 인상…“베이비스텝 유력…0.5%p도 가능”

24일 기준금리 인상…“베이비스텝 유력…0.5%p도 가능”

기사승인 2022-11-21 11:42:0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의 매파적 발언과 기준금리 차이 확대 등을 고려해 0.5%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오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오름세를 키웠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한미 금리차가 1.0%p까지 벌어진 만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이달 들어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4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속도 조절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빅 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의 주요 근거가 됐던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물가도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어지면서 한은의 추가 빅스텝 단행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21일 10시 51분기준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현재 1351원 선 부근에서 등락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5일 기록한 고점(1444.2원) 대비 93원 가량 하락했다. 최근 환율 급락은 미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상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전달 0.5%p 인상에 찬성했던 금통위원들의 입장 변화도 관측된다. 앞서 지난달 빅스텝 당시에는 6명의 금통위원들 중 2명만 0.25%p 인상을 주장했다. 지난 15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금융학회가 공동개최한 정책포럼에서 발제를 한 서영경 금통위원은 “환율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축기조를 지속해야 하나 국내 신용경색으로 전이돼 경기부진이 우려되는 경우 긴축기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도 0.25%p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원 연구원은 “연말 금리 수준은 3.25%로 마무리되겠다”면서 “성장률 하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는 인식이 강화될 수 있으나 여전히 물가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계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미 연준의 긴축 행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미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를 5%대로 전망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환율과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0.75%p 인상한 데 이어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향후 조절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연준 고위인사들도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등의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CNBC보도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75∼5.25% 사이의 어딘가가 합리적인 상륙 지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종금리 수준을 예측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3.75∼4%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총 1%p가 넘는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데일리 총재는 “높아진 금리를 유지하는 전략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리인상이 중단되더라도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제롬 파월 의장 등 다른 지도부 인사들과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지금 논의는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관해 이뤄지고 있으며, 인상중단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또한 “10월 CPI 수치 등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하나의 보고서에서 너무 많은 것을 읽어선 안 된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결론 내기엔 너무 이르다”면서 “이것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완화의 시작이길 바란다. 그러나 정책 입안자들은 희망에 근거해 행동할 순 없다”고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는 금리인상 중단 논의에는 선을 그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국내 경기나 금융시장 여건에 부담을 가중시키면서도 금리를 빅스텝으로 가져갔던 것은 환율 때문이었다. 마침 그 환율 문제가 완화되어 긴축의 보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득세할 수 있다”면서도 “한달 뒤 한-미 기준금리 차가 125bp(현재 100bp)로 벌어지면 환율 안정성을 약간은 주춤거리게 할 수 있어 50bp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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