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사실상 수용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이르면 내년 1월 26일, 늦어도 3월 23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MA은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이 담긴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 신규 취항을 제안했고, CMA는 이 시정안을 수용했다. 업계에서는 기업결합이 사실상 승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CMA는 대한항공이 합병 이후 버진애틀랜틱에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최대 주 7개까지 제공하도록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히스로 공항 슬롯을 주 10개, 주 7개 보유 중인데,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은 모두 버진애틀랜틱에 넘어가게 된다.
대한항공은 버진애틀랜틱의 인천국제공항 슬롯 확보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 해소를 위해 공항 슬롯 재분배를 지시한 만큼 인천공항도 버진애틀랜틱에 슬롯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국내를 비롯한 총 14개 국가 중 9개 국가의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2월 터키 경쟁당국을 시작으로 5월 태국, 6월 대만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올해 2월에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9월 호주로부터 승인을 얻었다. 영국이 승인하게 되면 필수 신고 국가 중에선 미국과 중국, EU, 일본의 심사가 남게 된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