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가 이뤄지는 가운데 전문의들의 사직 행렬도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전문의 1500여명이 의료현장을 떠나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40개 의과대학 소속 병원 88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문의는 14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의과대학 소속 병원 전문의 1만7316명의 8.4%에 해당한다.
5명 중 1명 가까이는 사직서가 수리됐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문의 가운데 사직서가 받아들여진 경우는 255명(17.6%)이었다.
최초 조사 시점인 지난 5월2일 대비 사직서 제출 전문의는 15.8% 증가했다. 사표 수리 인원도 2.3배 늘었다.
한 의원은 전문의 사직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전공의 이탈로 인한 업무 부담 증가를 꼽았다. 그는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문의가 이탈하면 현재 의료 상황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전문의 (이탈 현상)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원인은) 두 가지인 것 같다. 전공의가 없으니 전문의의 업무 부담이 과중되고, 수련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은 데 따른 심적 부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6~7월 증가 폭이 크고, 최근엔 사직 증가율이 줄고 있다. 전문의 분들은 업무 부담이 큰 것 같은데, 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또 전공의들이 빨리 복귀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의원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사직 비율과 사직 사유를 복지부가 전혀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전문의를 비롯한 의대 교수의 계약 형태와 사직 사유는 각기 다르며, 사직 현황을 일률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